이윤재(81) 피죤 회장의 아들이 아버지를 상대로 횡령·배임으로 피죤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배광국)는 피죤의 주주이자 이 회장의 아들인 이정준(48)씨가 아버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원심에서는 피죤이 이씨와 함께 이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회사는 8월 항소를 포기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9월 회삿돈 113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던 이 회장에 대해 이사로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것을 회사에 청구했다. 피죤은 같은 해 10월 이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죤과 이 회장이 당시 작성한 합의서에는 '피죤이 이 회장으로부터 손해배상금 전액을 받아 피해가 모두 회복됐다'는 취지가 써 있다"며 "합의서 내용과 지급 경위 등에 비춰 묵시적으로 합의금을 손해배상 채무로 충당하기로 합의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손해배상 채무가 변제로 소멸됐다는 주장을 하지 않아 1심 판결은 변론주의에 위배됐다'는 이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이 회장의 횡령·배임 행위로 인한 회사 손해액을 113여억원이 아니라, 공소장에 기재됐던 119억여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 또한 이 회장이 피죤에 끼친 손해액 113억여원을 회사에 지급해 채무 변제가 이뤄졌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회장은 횡령·배임 행위로 피죤에 113억76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쳐 배상 의무가 있지만, 형사재판 중이던 2013년 9월과 10월 총 113억7600여만원을 회사에 지급했다”며 “사실상 채무 변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이 회장이 2011년 청부 폭행 혐의로 구속된 이후 대표이사에 오른 누나 이주연씨를 상대로 "이 기간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9월 법원은 "재산상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주연 대표는 회사에 4억2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