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1,000만시대가 도래했다. 50대 이상 취업자 수가 장년·노년층이 30대 이하 청년층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연령대인 40대를 사이에 두고 노동인구의 무게 중심이 30대 이하에서 50대 이상으로 옮아간 셈이어서 주목되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1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기준) 2,716만6천명 가운데 50세 이상은 1,01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75만3천명)보다 35만7천명(3.7%) 늘어 분기 기준으로 처음 1천만 명을 넘어선 수치가 나왔다.
반면에 39세 이하 경제활동인구는 1,021만7천명으로 작년 3분기(1,023만4천명)에 비해 1만7천명(0.2%) 줄었다.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수치를 말한다. 그간 50대 이상은 빠르게 늘고 30대 이하는 서서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3분기 기준으로 10년 전인 2005년의 5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628만2천명, 30대 이하는 1,112만1천명으로 30대 이하가 50대 이상의 갑절 가까이 됐었다.
50대 이상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05년에 4분의 1(26.3%) 남짓이었지만 올해는 거의 10명 중 4명꼴인 37.2%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점유율은 46.5%에서 37.6%로 10%p 가까이 급락했다. 고용시장의 연령별 점유율이 급변한 것은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으로 저출산으로 청년층은 줄고 고령화로 노년층 인구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전쟁 직후부터 형성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모두 50대에 진입한 영향도 컸다. 여기에 고용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의 취업난과 노후를 대비하려는 고령층의 은퇴연령 상승도 원인으로 꼽힌다. 취업자 규모에서는 이미 올해 2분기부터 50대 이상이 30대 이하를 추월했다. 월급생활자 영역에선 퇴직연령에 임박한 부모나 환갑을 넘어서도 일하는 조부모가 일자리가 있는 자녀나 손자들보다 많아진 것이다.
올 2분기의 50대 이상 취업자는 980만9000명으로 작년 2분기(952만1000명)보다 28만8000명(3.0%) 늘어 959만8000명에 그친 30대 이하를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어 3분기에는 50대 이상 취업자가 31만9000명(3.3%) 증가한 988만6000명으로 불어나 30대 이하(967만1000명) 취업자 규모와의 격차를 21만5000명으로 더 벌렸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3년 안에 일을 그만두는 등 노동시장의 불안도 큰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 임금근로 일자리의 57.7%가 근속기간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미만이 29.2%, 1~3년 미만이 28.5%로 조사됐다. 10년 이상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17.6%에 머물렀다. 정부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