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8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 중인 서울 조계사를 방문, 한 위원장의 신병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구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15분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 등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조계종 측이 면담을 거부해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구 청장은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 앞에서 3배을 한 뒤 조계사를 빠져나와 취재진 앞에서 간단히 브리핑을 진행했다.
구 청장은 "영장이 발부된 한상균이 조계사로 도피한 이후 경찰의 검문검색 과정에서 많은 불편을 감내하고 협조해주신 조계사 측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상균은 경찰의 출석요구는 물론 법원의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됐음에도 출석을 거부하고 계속 불법행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전하며 "법치국가에서 법원 영장에 응하지 않고 공권력이 이를 집행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국가의 법 질서체계를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청장은 "자진 퇴거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 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찰은 한 위원장의 도피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며 "불가피하게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집행을 할 수 밖에 없으니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조계사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 강제 진입 등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오는 9일 오후 5시까지만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