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김포~광주 노선을 3월 말부터 운항 중단한다.
[연합통신넷=이수만 기자]대한항공은 22일 하루 2회 운항하는 김포~광주 노선을 폐쇄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른 지방 노선에 대한 운항 중단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번 광주행 노선 중단은 지난해 4월 개통된 KTX 호남선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KTX 운행 후 광주송정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2000명 수준으로 이전보다 340%나 넘게 늘었지만 김포행 비행기가 들어오는 광주공항은 4만명 수준이던 월 평균 승객이 2만5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비행기 평균 탑승률도 50%에서 20%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7월 김포~광주 노선 운항을 하루 5회에서 3회로 감편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 해당 노선의 폐쇄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누적되는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 고민일 수밖에 없다” 말했다.
지방 항공편 이용객의 급감은 이동시간이 크게 차이 나지 않은 반면 요금은 기차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울을 출발해 광주송정역까지 KTX를 타면 4만6800원이 들고, 1시간44분이 걸린다. 반면 김포~광주 항공편의 경우 50분이 소요되지만 6만5000~8만3000원까지 나온다.공항 왕복과 수속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KTX와 항공편이 이동 시간은 별 차이가 없는 반면 요금은 큰 차이가 나는 셈이다.
갈수록 항공 이용객이 줄고 항공사들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이유로 2007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김포~대구 노선을 폐지했고 2014년 김포~포항 노선도 문을 닫았다.
항공사들은 김포-제주와 김포-김해 노선을 제외하면 국내 노선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노선을 한 번 왕복할 때 3백만 원, 노선당 연간 20억 원을 손해 보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항공 노선은 공공재라며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하면 주민 불편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대형항공사보다 비용부담이 적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방 노선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현재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와 이스타항공 등은 김포와 청주·김해 등에서 제주를 오가는 노선과 지방에서 중국과 동남아, 일본 등 국제선도 운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