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손우진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진 보수단체 불법 지원,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9)이 `화이트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로 5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함께 구속 위기에 몰렸던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는 박근혜 청와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이 끝났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지 60일 만이다.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대통령 정무수석(52)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징역 1년 6개월 선고로 또다시 구속됐고, 조윤선 전 수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이날 재판부는 박준우(65)·현기환(59)·김재원(54)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선고도 진행했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현·김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3년, 무죄를 선고했다. 허현준 전 행정관은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 전경련을 압박해 소속 기업들이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에 69억 원 상당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필요시 보수단체를 활용하는 기본적 구조를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보고받아 승인·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국가가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강요할 수 없음에도, 비서실 조직을 이용해 보수 시민단체를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법은 기업 경영의 자유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업의 자유와 창의성 등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시민단체에 자금 요청을 하는 건 비서실의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직권남용 혐의 부분을 모두 무죄로 봤다. 다만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에 대해선 "국정원 인사 조직은 원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기에 정무수석이 관여할 여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집행유예로 234일 만에 풀려난 신 회장은 일선 복귀가 가능해졌고 롯데그룹은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