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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찰 고발 연기..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인가?..
사회

이재명, 경찰 고발 연기..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인가?

임두만 기자 입력 2018/11/05 11:25 수정 2018.11.05 12:04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당초 5일로 예고한 '경찰 고발'을 6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 지사의 측근은 "원래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검에 변호인이 고발장을 낼 계획이었는데 고발장 보정을 위해 제출 일자를 연기했다"면서 "내일(6일) 중에는 고발장이 제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이 '대면 진찰 거부하는 환자(형님)에 대한 강제대면 진찰 절차 진행'을 '대면 진찰 없이 대면 진찰을 시도했다'는 무지몽매한 순환논리로 '직권남용죄'라 주장하고 그에 맞춰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출두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담담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상황을 보도한 연합뉴스는 최초 <이재명 부인 김혜경씨 경찰출석…“죄송합니다”>로 제목을 뽑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기사는 김 씨의 “죄송합니다”는 부정한 죄를 지어서 ‘죄송하다’고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썼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해줄 수 없음에 미안함을 표시한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2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이를 취재한 기자의 전언에 의하면 김 씨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담고 있었다며 매우 담담한 표정이었음을 말했다.

그럼에도 연합은 그렇게 제목을 뽑아 이 지사 부인이 잘못을 뉘우치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그리고 이 기사는 한겨레 조선 등이 그대로 받아 포털에 전송하므로 김혜경=죄송 프레임을 완성했다.

이는 전형적인 특정인 죽이기다. 입에서 나온 말이 같아도 뜻과 뉘앙스는 천차만별이다. 김혜경 씨의 ‘죄송’은 앞서 언급했듯 많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할 수 없음에 미안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국가기간통신사의 주력 기사 제목으로 뽑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짓’을 했다. 노골적으로 파장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파장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자격이 없다. 알면서 썼으면 특정인 난도질이다.

최성은 재선의 고양시장이었다. 고양시는 수원 창원 등과 함께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시급 기초단체다. 이 광역시급 단체 살림을 8년간 책임졌으며, 앞서 국회의원을 지낸 경력까지를 더하면 그 스스로 대권에 도전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그를 경선에 나서게 했을 것이다.

그랬음에도 최성은 경선 지지율 전체 5%가 안 될 만큼 당원과 국민들에게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대선후보 경선 결과가 지방선거 고양시장 경선 컷오프라는 자질부족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떻든 최성은 당 공관위의 판단에 따라 본 경선도 치러보지 못하고 뒷전으로 사라졌다. 민주당 주류가 선정한 공관위의 판단 기준이 있었을 것이지만 그래도 그의 컷오프는 내가 보기엔 뜻밖이었다.

안희정은 2017년 봄 무렵 정치권 평론가 그룹, 언론 종사자들은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포스트 문재인이었다. 당연히 본인도 그런 기조의 길을 걸었다. 충남지사 3선이 유력한 재선 도백이었음에도 일찍이 불출마를 공언, 차기 대권을 향한 길을 잡았다. 그랬던 그였으므로 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 또한 당연했다.

치열한 경선 끝에 안희정은 애초 목표(?)대로 안정적 2위를 했다. 이는 안희정 곁으로 사람과 돈이 모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차기 안희정’ 설은 민주당 주변에선 공공연했다. 이에 5년 후를 목표로 안희정 측은 ‘캠프’라고 불러도 좋은 싱크탱크까지 움직였다.

그런데 뜬금없는 변수가 생겼다. 비서 김지은의 ‘Me Too’ 고발이었다. 이 핵폭탄급 센세이션은 안희정을 정치권 뒷면으로 날려버렸다. 그는 어떤 저항도 해볼 수 없었다. 밖에서 바라 본 내겐 뜻밖이었다. 물론 일반 국민들 눈에도 뜻밖이었을 것이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안이박김’이란 말이 회자되었다. 이는 ‘안희정 날리고 이재명 처리한 뒤 박원순과 상대하면 김경수가 차기 대권주자’라는 것을 빗댄 용어란다. 이에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이재명 지사를 상대로 국정감사에서 “시중에 ‘안희정이 날아가고, 이재명을 잡고, 박원순이 남아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거나,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시중에서 ‘안이박김’이라고 하는데 안희정, 이재명 보내고 다음은 박원순인데 ‘김’이 누구인지는 모르겠다”며 노골적으로 한발 더 나간 질의를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던 그가 강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면서 2017년 5월 이후 민주당 주류의 기운이 달라진다. 재선의 성남시장으로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 문재인과 겨뤘던 그의 최종 득표는 안희정에 밀려 3위. 하지만 당시 바람의 강도는 1위 문재인과 1:1경선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이 강했다. 그래선지 이 여파는 대선 후 1년이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되돌이풍으로 이재명 자신을 때렸다.

공격의 선봉장은 전해철...전해철은 3철로 불린 친노친문의 핵심이다. 이 전해철을 앞세운 반이재명 공세는 같은 당 경선이라고는 볼 수 없는 처절한 혈전이었다.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경찰에 출석하므로 조사를 받게 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의 주인 설은 경선 상대인 전해철 의원 쪽에서 흘러나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피터지는 전쟁을 했다. 그리고 전해철 의원이 실체규명이 필요하다며 고발까지 했었다.

▲이재명경기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경선이 이재명 승리로 끝나고 진행된 본선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는 형수 욕설, 형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조폭연루설, 검사사칭 건, 대장동 개발 건, 여배우 불륜 건 등 이재명 성남시장 8년 의혹이 모조리 불거졌다. 본선 상대인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형수 욕설 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여배우 불륜 건은 토론회에서 직접적으로 묻는 것으로 문제를 삼았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표심은 이런 ‘설’들에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재명은 현격한 차이로 승리했으며 김영환은 처참하다고 할 표심을 확인시켜줬다.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판단이 가장 존중을 받는 제도다. 이재명은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유권자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선거 과정에서 논란으로 겨뤘던 문제들이 선거 후 더욱 크게 부풀려지면서 낙선자보다 당선자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에게 불거졌던 그동안의 모든 의혹들을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고 있거나 언론들은 시시콜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나는 이재명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서 진위여부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현재의 언론 행태나 수사기관의 행태가 지금껏 있어왔던 전례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은 판단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선거 승자인 이재명은 선거 당시 제기된 모든 의혹을 언론과 수사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고 있는데, 문제를 제기한 패배자인 전해철 남경필 김영환 등의 언론과 수사기관 관심은 전혀 보이지 않는 점이 다르다.

이전 같으면 승자인 이재명이 이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고 수사기관은 이들을 압박하므로 이들에게서 ‘정치보복’ 운운하며 반발했을 것인데 지금 이재명만 곤욕을 치르고 있어서다.

그래서다. 이런 모든 것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다면? 이미 본선 상대들은 적폐의 온상으로 정리되고 예선전 상대였던 최성 안희정 이재명은 이렇게 정리하므로 시중의 ‘안이박김’이 사실화 된다면 이 보이지 않는 손의 작업은 겉으론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프레임 설계가 그들 스스로에게 패착이 될 것으로 본다. ‘안이박김’? 정치는 설계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어 "부득이 수사경찰과 지휘라인을 고발인 유착, 수사기밀 유출, 참고인 진술 강요, 영장신청 허위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자에는 분당경찰서장과 수사과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분당경찰서는 지난 1일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과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이 지사를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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