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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다시 연극무대에 올라설 수 있게 한 원동력이자..
문화

“두려움이 다시 연극무대에 올라설 수 있게 한 원동력이자 출구였다”

[시사] 안데레사 기자 입력 2016/03/30 12:06
(인터뷰) 일인극 <빨간피터> 주호성 배우



[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주호성의 일인극 <빨간 피터>는 인간에게 포획돼 ‘유인원 인간화 훈련’을 마친 원숭이의 눈으로 본  인간 사회는 어떤 것일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의 목표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작품은 인간으로 하여금 삶을 반추하고 관조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원숭이 피터의 눈으로 본 인간군상의 부조리를 설파, 참된 인생을 논하고 있다.

김태수 작가와 주호성의 인연은 15년전 김태수의 대표작인 <꽃마차는 달려간다>를 주호성이 연출하면서 시작됐다. 주호성은 김태수 작가에 대해 “중국의 유머와 한국의 유머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면서, “김태수 작가는 중국공연보다 훨씬 재미있는 연극으로 승화시켜줬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에 김태수 작가 역시 “주호성 선생의 <빨간 피터>가 연극성과 공연성, 연극이 지녀야 할 문학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이 되리란 것을 확신한다”면서 주호성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주호성은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초연을 하게 됐던 이유는 “이 연극은 청년기부터 꼭 하고 싶었던 작품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2003년 중국에 진출한 장나라가 중국어로 연기하는 걸 부담스러워해서, 다른 나라 말로도 연기가 가능하다는 걸 몸소 보여주려는 마음으로 기획했다”면서, “스스로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욕으로 장나라의 북경 ‘음반 발표회장’에서 발표부터 해버렸다. 연습하면서 ’이걸 왜 한다고 했나‘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6개월 넘게 연습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시를 회상하면서 “솔직히 그때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단어들로 가득한 대본을 억지로 외워 공연을 했다. 정말 대사를 암기하거나 너무 어려웠다”면서, “평생 연극배우로 살아왔음에도 대사암기가 가장 큰 난관이었다. 그것은 마치 내가 연극인으로 환장해서 살아오면서 가정과 주변을 돌보지 못한데 대한 반성의 고행이라고 여기가 죽기 살기로 매달려 연습했다”고 밝혔다.

주호성의 북경공연은 한국적인 연극형식을 갖춰 중국 연극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고, 많은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한중교류>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지난 2008년 중국 북경에서 중국어로 초연한 이후 산동성 제남에서 개최된 <제3회 세계소극장연극제>에 참가해 연출상과 작품상, 그리고 연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주호성이 ‘산동성 소극장 연극제’에 참가한 명분은 “장나라를 사랑해준 중국인에 대한 답례였다”면서, “당시 장나라가 받은 중국인들의 사랑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고 기획자이자 애비로써 그만한 노력의 감사표시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겼다“고 설명했다. 

주호성은 “북경공연을 마치고 체력이 남아있을 때 이 연극을 다시 한국어로도 공연해 보리라는 욕심이 생겼다. 좀 더 솔직히 말해 머지않아 나는 노쇠할 것이고 다시는 이 연극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그 두려움은 나를 다시 연극무대에 올라설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고, 그것이 나의 출구였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주호성은 이번 공연을 위해 그동안의 연습과정에 대해 “소원대로, 한국에서 우리말 공연을 하게 돼 기쁘고 즐겁다. 대사도 김태수 작가가 매끈하고 재미있게 써줘서 감정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면서, “이 연극은 스스로 연출하면서 연기했기 때문에 이번 한국 공연에도 연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부터 시연회를 개최, 매일 다른 관객들을 불러 시연한 후 비평과 충고를 들었다. 특히 청주에서는 지난 8일 청주대학 연극영화과의 도움으로 시연회를 개최, 관객을 미리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작품 토론을 거쳤다”면서, “이 작품의 연출은 내가 아닌, 시연회를 지켜봤던  관객들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호성은 지금까지 20대 초반 <환타지>, 40대 초반에 <술>, 그리고 60대 초반에 중국어로 중국에서 공연한 <원숭이 피터의 멋진 생활> 의 3편을 일인극을 공연했다.

특히 주호성은 2008년 초연 당시 함께 했던 정완식 분장사와 다시 호흡을 맞춰, 중국 공연과 마찬가지로 ‘싱크로율 100%’ 파격적인 원숭이 분장으로 무대에 선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로 우연히 인간 사회에 진입한 원숭이의 시각을 통해 인간사회의 문명과 진보를 풍자한 주호성의 일인극 연극 <빨간 피터>는 오는 4월 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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