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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할 수 있는가?..
오피니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할 수 있는가?

김용택 기자 chamstory@hanmail.net 입력 2019/01/10 11:56 수정 2019.01.12 21:20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지만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돈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구조가 자본주의인데 이 자본주의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투표가 끝나면 다시 노예상태로 돌아가는… 민주주의’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먹고 입고 자고 생활하는 모든 경제생활은 어떤 원리와 법칙 아래서 움직이는가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식, 의, 주’ 문제가 어떤 체제로 움직이는가에 따라 시장경제체제와 계획경제체제로 나눌 수 있다. 시장경제체제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라는 체제다. 이러한 시장경제체제를 자본주의라고 하며 이 자본주의는 노동력이 상품화된다는 것과 생산이 무계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시장경제의 특징>

시장경제체제 즉 자본주의는 1. 사유재산에 바탕을 두고 2. 주로 시장에서 결정된 상품의 거래가 이루어지며 3. 모든 재화의 가격이 성립 4. 경제활동의 자유 보장 5.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상품생산 6. 노동력의 상품화 7. 생산이 무계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자본주의는 1. 경제활동의 자유 2.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한 자유경쟁 때문에 창조적인 상품이 다양하게 생산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1. 빈부격차 2. 생산이 자유경쟁 3. 무계획으로 인한 공황, 실업 발생… 과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할 수 있는가?>

사유사상(私有思想)인 자본주의와 공유사상(公有思想)의 종교가 양립할 수 없듯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양립이 불가능하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개인의 자유, 책임, 경쟁, 참여, 법치를 강조하는 자유주의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다수결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민주주의와 이윤의 극대화가 곧 선이 되는 경제논리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공존을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변질되거나 자본주의가 변질해야 한다. 결국, 오늘날 대부분의 민주주의가 몸살을 앓거나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형식민주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다 만족할 수 있는 세상이 가능한가? 최근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양극화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시작부터가 브레이크에 걸렸다. 경제민주화라고 이름 붙인 자본의 민주화는 시작도 하기 전에 최저 임금제에 걸렸다. 자본의 은혜를 입고 살아가는 민주주의를 만드는 사람들…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자본이 운영(?)하는 언론은 한 목소리로 자본을 대변한다. 여기다 자본에 의식화 된 사람들까지 한편이 되어 ‘좌회전 신호를 넣고 우회전’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말았다.

한계 상황에 처한 양극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재분배정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같은 대통령은 민주주의 가면을 쓰고 스스로 자본이 되어 후안무치하게도 공공연하게도 부자 플랜들리를 들고 나와 자본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말로는 ‘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면서 온갖 귀족학교를 만들어 대물림을 정당화하고 우군인 종편을 만들어 지원사격을 받았다. 자본이 된 기득권 세력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운명론을 정당화하는 온갖 이데올로기를 개발 보급해 정당화했다.

이런 현실에서 언간생심 경제민주화가 가능하겠는가? 육상선수인 자본은 저만치 가는데 주권자인 민초들은 정권유착의 폭력에 굴뚝에 올라 혹은 광화문에서 생존을 위한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간의 욕망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는 애초부터 민주주의와는 공존할 수도 하지도 못한다. 자본이 만든 세상을 보라. 물과 공기의 오염으로 첨가물로 범벅이 된 음식을 먹고 열심히 일해도 늙어 제약마피아들이 만든 병원에 갖다 바치고 자본의 첨병이 된 의사들은 공중파를 통해 전문용어로 온갖 건강비법을 읊조리지만, 내용은 공허하기 짝이 없다. 결국은 ‘가난은 나라님도 해결 못 하는…’ 못 배우고 못난 사람은 ‘당해도 싼…’ 운명론자가 되어 체념의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공존이 불가능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①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헌법 제119조 ①, ②항은 이렇게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한 지붕 두 가정으로 접목시켜 놓았다. 평등과 정의를 말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면서 현실은 어떤가? 이런 현실을 두고 촛불이 만든 문재인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노동존중을 말하고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게 정말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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