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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적 애도 사이에서, 장정아 작가의 '포트폴리오'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19/03/17 21:07 수정 2019.04.17 16:34
연극 '포트폴리오' 커튼콜 / 지인(이지연),선우(조용진),명성(유원준),보람(강주희),귀녀(김지원),예진(김민혜),오경(최나라) / ⓒ권애진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 ‘창작플랫폼-희곡작가’(이하 창작플랫폼)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장정아 작가의 신작 ‘포트폴리오’가 14일부터 17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연극 '포트폴리오' 공연사진 / 보람(강주희), 귀녀(김지원), 예진(김민혜) / ⓒ서울시극단

작품은 지인과 예진, 그리고 귀녀 할머니를 중심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건네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는 무엇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연극 '포트폴리오' 포스터, 장정아 작가, 이준우 연출 / ⓒ서울시극단

장 작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완벽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지 이 이야기를 통해 질문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특히 작가는 귀녀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부 문제 또한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 연출은 “이번 작업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의 배우들의 생각을 담고자 했다. 어떻게 그 아픔과 고통을 마주할 것인지, 왜 해야 하는지를 묻고 생각해보려 한다. 이것이 극중 예진의 포트폴리오 뿐만 아니라 창작자인 배우들의 포트폴리오가 되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살아남음(surviving)’은 애도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강남순 교수(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는 이 말에 대해 “죽은 자가 다 이루지 못한 삶까지 짊어지고, 이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 애도의 다른 이름이기에, 애도란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과 의무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우리가 ‘이상화(idealization)’나 ‘내면화(interiorization)’라는 쉽게 빠질 수 있는 애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고인이 보고자 했던 세계, 주변부인들에 대한 연민과 연대, 평등과 정의가 일상이 되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끌어안고서, ‘살아남는 것(surviving)', 이것이 진정한 애도, 책임적 애도일 것이다”라고 정리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나아가야 할 여러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가슴 한 켠이 따스해지는 연극이었다.

섬세한 표정 연기로 '귀녀' 할머니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배우 김지원 / ⓒ권애진

〈포트폴리오〉는 김지원, 최나라, 강주희, 조용진, 유원준, 이지연, 김민혜가 출연하며, 연극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신예 이준우가 연출을 맡았다.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은 한국 연극의 미래가 될 신진 예술인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장막 또는 단막희곡 1편 이상 발표 이력이 있으며 활동기간 내 장막희곡 1편 집필이 가능한 만 35세 미만의 극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에 선정된 두 작품 모두 약 5개월간 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작가의 멘토링을 받았으며, 낭독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무대화되었다.

창착플랫폼의 다음 작품 ‘여전사의 섬’은 2017년에 선정된 임주현 작가의 작품으로 혜화동 1번지 7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안이 연출을 맡아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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