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연극집단 반의 제29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엘렉트라’가 대학로 소극장 공유에서 3월 19일부터 3월 31일까지 막을 올린다.
연극집단 반은 1996년 5월 동인제로 창단해, 창단공연 ‘바라 해라’를 시작으로 2019년 창단 23주년은 맞이한 극단이다.
‘엘렉트라’는 기원전 412년 경에 집필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여러 극단에서 공연을 올린 바 있다. 주인공 엘렉트라는 오이디푸스와 자주 비교되는데 아가멤논 왕의 딸로서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극단적인 혐오와 증오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리하여 엘렉트라는 많은 문학 작품에서 아버지에게 집착하고, 어머니를 극단적으로 증오하는 딸의 전형으로 다뤄졌다. 에우리피데스는 엘렉트라를 복수심에 불타는 비이성적인 인물로 재현하며, 아가멤논의 살해를 정당화하는 악인으로 묘사했던 소포클레스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소포클레스는 복수의 정당성을 강조한 반면, 에우리피데스는 모친 살해의 죄악을 강조한다.
연극 '엘렉트라'는 배우 이가을, 김담희, 정성호, 박찬국, 최지환, 유지훈, 차지예, 김희애가 출연한다. 고전번안극들은 극단의 연륜, 연극제작의 노하우와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들에 따라 관객들의 호응의 추이가 달라지기에, 극단 반의 연극 ‘엘렉트라’는 기대가 더욱 모아진다.
연극 ‘여된 감상기: 이계순전’에서 독특한 개성을 보인 바 있는 작가 이가을은 “끔찍한 딜레마를 안고 태어난 엘렉트라가 절대적 정의가 부재하는 세상에 던져져 버린 인간이라 생각했다”라며 ‘딜레마에 맞서 자신의 정의대로 끝까지 가버린 엘렉트라’를 보며 현 시점의 자신과 시대적 정의에 대해 관객들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하였다.
가슴 따스해지는 연극 ‘원맨쇼’와 죽음이라는 주제를 해학적으로 해석한 블랙코미디 연극 ‘집을 떠나며’ 등 다수의 여러 장르의 공연들을 연출한 연출 박장렬은 “엘렉트라는 운명의 굴레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선다”라며, ‘우리를 옥죄는 운명과 프레임’은 누구의 책임인지를 관객들에게 질문했다.
고전작품의 경우 현대를 사는 우리와의 ‘동시대성’ 문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충돌할 수 있다. 중형이나 대형 극장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고적희곡 상연의 소극장 상연은 어쩌면 극단 자체의 도전이면서 실험적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기에 소극장에서 더 많은 고전작품들이 공연되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극 '엘렉트라'의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이며, 만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