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문극장 2019:아파트’는 ‘아파트’를 주제로 강연 8회, 공연 3편, 전시 1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월 8일부터 7월 6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두산아트센터가 2013년부터 시작한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다.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 예외, 모험, 갈등, 이타주의자 등 매년 다른 주제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고민해왔다. 우리 사회는 성장위주 경제정책과 맞물려 과도한 경쟁구도만을 키워가며 인간의 삶과 기본적인 가치 등에 소홀했기에 과도할 정도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 게 사실이다. 두산인문극장은 여러 분야를 두루 이해하고 알아야 하는 인문학의 성격에 맞춰, 가벼운 겉핥기 식의 인문학 수업이 아닌 관객과 함께 느끼고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두산인문극장의 이번 강연에서는 아파트를 한국, 돈, 생활, 정치, 욕망, 기억, 골목, 미래 등 총 8가지 키워드로 풀어본다. 첫 강연자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아파트는 한국이다’는 주제로 한국인과 아파트에 대한 지난 100년의 역사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이어 MBC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이진우가 ‘아파트는 돈이다’는 주제로 투기 광풍의 원인과 결과를 살펴본다. 그 외 정헌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박해천 동양대 교수, 김민섭 저술가, 정재호 미술작가, 임형남과 노은주 건축가, 강재호 서울대 교수가 정치, 욕망, 기억,골목 등의 키워드로 아파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27일 두산아트센터 연지라운지에서 두산아트센터 통합기획 ‘두산인문극장 2019:아파트’의 3편의 공연의 연출과 각색가들 전시큐레이터들이 참석한 제작발표회가 열려 두산인문극장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공연은 연극 '철가방추적작전'으로 첫 문을 연다. 공공임대 아파트와 민간 아파트 아이들이 함께 다니는 중학교를 배경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철가방추적작전'을 연출한 신명민은 작품에 대해 "영구임대아파트 주변 경계에 있는 평범함 중학교의 일이 주요테마이다. 복지의 개념으로 차별적 시선, 혐오, 그들만의 갈등 그리고 암묵적인 동정어린 시선들을 어떻게 목소리 낼지 배우와 스텝 모두가 즐겁게 보이게 하기 위해 고민중이다"라 이야기하였다. 작품을 각색한 박찬규는 "제목에서 담고 있는 것처럼 좀 더 액티브하고 흥미로운 지점이 있으니 관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극장에 찾아와 주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하였다.
연극 '녹천에는 똥이 많다'는 영화감독 이창동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안정의 척도가 된 아파트에 대해 살펴본다.
'녹천에는 똥이 많다'의 신유청 연출은 "저희보다 조금 전 세대, 녹천의 소시민 중 한 인간의 욕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한 사람의 심리 묘사를 통해 요즘 아파트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각색을 맡은 윤성호는 "한 인간이 남들만큼 균일하게 살고 싶다는,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입장들을 통해서 어떻게 흔들리고 무너지는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다원 '포스트 아파트 Post APT'는 안무가 정영두, 건축가 정이삭, 작곡가 카입(kayip)이 함께 구성해 공동주택으로서 아파트의 이상과 가능성을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선보인다.
'포스트 아파트 Post APT'의 공간건축에 대해 구성/공간/건축을 맡고 있는 정이삭은 "'다원예술'이란 말에 대해 공(공평한),연(펼치다), 기본적으로 공연이 다원예술이다"라고 말하며, 아파트의 정의에 대해 "건축가가 만들어 낸 하나의 효율적이고 기능적인 이성적 산물" 그리고 "기억이 담겨져 있지는 않은 양극단의 욕망이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전하였다. 구성/안무/연출을 맡은 정영두는 "사회적 맥락 안에서 공간과 사람들 바라보는 것은 치밀해야 함에 중점을 두었다" 며 "전체 구성은 시간별로 어떤 것을 먼저 해보고 더할지 계속 시도하면서 맞추고 있는 중이다"라며 아직도 치열하게 진행중인 작업 상황을 전하였다.
두산인문극장 기획전시 <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는 5명의 작가들과 함께 아파트라는 파편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지 못했거나 지나쳤던 풍경의 이면을 설치, 드로잉 등의 작품으로 보여준다.
전시기획의 방향성에 대해 맹지영 두산갤러리 큐레이터는 "여타 공연이나 강연은 확실한 스토리로 풀어내는 반면, 전시는 언어화 없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 중점을 두었다"라 말하며 "'강화'라기 보다는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하나의 정답이 아닌 여러가지 시각으로 읽히고 보여지는 다양성이라고 하겠다"고 설명하였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는 "5명의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지는 작품간의 관계에 대해 관객이 의문을 가지고 질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였다.
8편의 강연은 4월 8일 월요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6월 24일까지 무료로 진행되어지며, 두산갤러리의 전시는 5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