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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연극 <댓글부대>..
문화

사회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연극 <댓글부대>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19/05/13 03:33 수정 2019.05.13 07:37
제40회 서울연극제 참가작
동양예술극장의 다양한 높낮이를 이용하여 단순하지만 사회구조의 높낮이를 인물에 대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무대를 만든 오태훈 무대디자이너의 작품 /ⓒ권애진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2017년 권리장전 초연을 거쳐 2018년 창작산실 그리고 올해 서울연극제까지,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다듬고 발전시켜 이 사회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공연 <댓글부대>가 관객들의 성원 아래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장강명 작가의 원작 <댓글부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특히 2014년을 배경으로 성장한 댓글부대 2세대 팀-알렙의 활동을 통해 인터넷 공간의 혐오와 여론조작의 문제를 다룬 ‘픽션’이다. 그에 덧붙여 2018년 미투운동으로 시작된 작은 촛불은 세련된 가면을 쓰고 왜곡과 조작의 논리를 세대의 관점에서 열변하는 설득력 있는 존재가 필요해졌기에, 초연에서 전면화되지 못했던 여성혐오의 보다 깊은 문제와 기자 임소진이 지닌 언론인이자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첨부되었고, 이철수와 회장의 관계가 재발견되었다. 마지막으로 2019년의 공연을 위해, 2018년 대본의 골격 위에 청년 세대의 절망과 이를 이용하는 교묘한 담론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살을 입혔고 언론이 지닌 이율배반의 문제를 보다 심화시켰다. 

배우들 그리고 디자이너부터 크루, 작가를 비롯해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께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는 이은진 연출 /ⓒ권애진

다양한 작품의 연출 및 가면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이은진 연출은 작품 <댓글부대>를 각색 및 연출하며 인간의 속물근성과 사회의 모순을 가면과 신체 연기를 바탕으로 드라마적 완성도를 높여 주었다.

새로이 합류하여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준 회장 역 윤상화 배우 /ⓒ권애진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펼쳐지는 이야기 <댓글부대>는 무대마다 독특한 카리스마와 범접할 수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윤상화 배우가 회장 역으로 새로이 합류하여 이야기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앙상블로 참여한 배우 김학진, 김재협, 강건일 /ⓒ권애진
앙상블로 참여한 배우 이명은, 이예민, 조윤화 /ⓒ권애진
커튼콜사진_삼궁(곽정환), 찻탓캇(박승현),01査10(민경희) /ⓒ권애진
커튼콜사진_지윤/쇼걸(김지원), 임소진(김보나) /ⓒ권애진
커튼콜사진_사회부장/팀장(김원종), 이철수(하동준), 사건팀장/본부장(강력) /ⓒ권애진
편집국장/은율/아테나여신/쇼걸 역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 정연심 배우 /ⓒ권애진
연극 <댓글부대> 커튼콜 사진 /ⓒ권애진

이전 공연부터 호흡을 함께 한 배우 정연심, 하동준, 강력, 김보나, 곽정환, 박승현, 민경희, 김원종, 김지원은 이전 공연보다 안정되고 세밀해진 연기로 관객들에게 진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었다. 공연 내내 가장 바삐 움직이며 여러 가지 역할들을 소화한 배우 이명은, 조윤화, 이예민, 김재협, 강건일, 김학진은 진실과 거짓을 오가는 상황들을 실감나게 소화하며 이야기의 반전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의 정보검색 사이트는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우선순위로 검색사이트에 올라갈 수가 없다. 초ㆍ중ㆍ고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투브 크리에이터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뿐만이 아니다. 자극적이고 논란 가득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는 가짜뉴스는 교묘하게 사실과 섞여 진실조차 쉽사리 믿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기자들이 권력과 자본의 압력과 체제 속에서 ‘기레기’라는 소리를 들으며 독자들과 괴리감을 키워가고 있다.

“사르트르는 지배계급의 사주를 받아 자칭 엄격한 논증을 통해

특수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려는 자를 사이비 지식인이라고 정의하였다.

사르트르가 말하는 특수 이데올로기는 물론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이다.

지식인은 이런 특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보편적인 이데올로기,

즉, 억압받는 자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해야 한다.“

<리영희 작 『리영희 프리즘』>

대한민국은 어떤 이들은 자유권이 보장받고 있는 선진 국가에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선진국가의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동등한 시작을 할 수 있는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많은 이들이 소수의 기득권층을 위해 삶의 질 따위 포기하며 국가의 성장을 위해 희생됨이 당연하다 여기는 세뇌에서 어서 빨리 깨어나길 바란다.

연극 <댓글부대> 공연사진1 /(제공=서울연극협회)
연극 <댓글부대> 공연사진2 /(제공=서울연극협회)
연극 <댓글부대> 공연사진3 /(제공=서울연극협회)
연극 <댓글부대> 공연사진4 /(제공=서울연극협회)

극단 바바서커스는 위험을 무릅쓰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줄타기하는 곡예사처럼 인간 본성과 인간이 속해있는 사회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며, 가면, 오브제, 배우의 강렬한 신체언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극성을 찾는 것을 목표로 걸어가고 있는 극단으로 다음에 펼쳐질 새로운 공연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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