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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극발전소301 <그 날이 올텐데>, 2019 춘천연극제 대상과 연출상 수상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19/06/23 02:11 수정 2019.06.23 06:38
'그 날이 올텐데' 수상사진_박순철(안진기), 안상구(유시우), 정범철 연출, 유재만(권겸민), 권도헌 조연출 /(제공=극발전소 301)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극발전소 301의 ‘2019 춘천연극제’ 참가작 <그 날이 올텐데>가 대상과 연출상의 2관왕을 차지하며, 8월 대학로 76극장에서 다시 펼쳐질 연극 <그 날이 올텐데>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춘천의 대표 예술 연극 축제 가운데 하나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춘천연극제는 지난 15일 개막해 문화예술회관, 봄내극장, 춘천축제극장몸짓 등에서 8일간 이어졌다. 국내 경연 부문에서는 7개 극단이 ‘ㅎㅎ ㅋㅋ 웃어라 즐겨라’ 슬로건을 가지고 ‘코미디 럭키 세븐’이라는 주제로 참신하고 특색 있는 공연을 펼쳤다.

'그 날이 올텐데' 포스터 /(제공=극발전소 301)

정범철 연출이 희곡을 쓰고 연출한 <그 날이 올텐데>는 종말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사과밭 한가운데 지하벙커 안에서 공사비가 떨어져 대책마련 긴급회의에 소집된 다섯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중 대학교수 재신은 약속을 어기고 딸을 대신 데려와 자기 대신 넣어달라고 부탁하지만, 재신의 딸은 종말을 믿는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을 어리석다 여긴다. 그러나 재신은 딸을 강제로 데려오기로 한다.

'그 날이 올텐데' 단체사진_권도헌 조연출, 최은희(최은경), 정범철 연출, 서미자(유안), 강재신(리민), 강현지(이현지), 안상구(유시우), 김채이 조명오퍼, 유재만(권겸민), MC정(정미리), 박순철(안진기), 진행(조승민)_8월 공연은 라인업이 조금 바뀔 예정이다 /(제공=극발전소 301)
'그 날이 올텐데' 공연사진_MC정(정미리), 박순철(안진기) /(제공=극발전소 301)
'그 날이 올텐데' 공연사진_강현지(이현지), 강재신(리민), 안상구(유시우), 유재만(권겸민), 서미자(유안) /(제공=극발전소 301)
'그 날이 올텐데' 공연사진_MC정(정미리), 강재신(리민), 서미자(유안), 강현지(이현지), 안상구(유시우), 박순철(안진기), 최은희(최은경) /(제공=극발전소 301)

인류는 이 땅에 존재한 이래 항상 종말을 두려워해 왔다. 제물을 바치고 제의를 하며 동시대를 넘어 후세의 안위를 언제나 기원해왔다. 삶은 언제나 죽음을 동반하기 때문일까? 많은 예언자와 종교의 힘을 빌린 선구자들이 지구 최후의 날을 예측해 왔고 자신들을 믿고 따를 것을 종용해 왔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들의 예언이 맞았던 적은 없다.

2019년, 또 다시 종말을 말하고 있다. 1999년 세기말에 대한 종말론이 허황된 해프닝으로 끝난 지 19년이 지난 지금, 왜 또 다시 종말론을 걱정하고 있는 것일까? 논어에서 공자는 好信不好學 欺蔽也賊(호신불호학 기폐야적 ; 사람들이 믿기만을 좋아하고 그것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사회적인 것으로 나타난다)이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인지 2019년 종말론은 지금까지의 종말론과 사뭇 다르다. 종말론이 과학의 옷을 빌려 입기 시작했다. 보다 설득력 있는 근거를 찾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번엔 맞을까? 이 작품은 ‘종말이 온다’ 혹은 ‘오지 않는다’라는 단순한 논리를 말하지 않는다. 종말에 대처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의 자세, 언제나 인간을 위협하는 종말론의 폐단이 오히려 죽음을 불러올 수 있음을 말하려 한다. 작품의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한 정범철 연출은 “인간의 생존본능,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시한부 종말론의 끝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우린 종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추어 짚어보려 했다“고 이야기한다.

극발전소 301의 작품들은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고픈 여러 가지 상념들과 철학들을 관객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있을 법한 현실과 유머로 포장하여 가벼운 유머를 선사하고 있다. 키치적인 B급 코미디를 표방한 이 연극은 모든 상처와 아픔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현실을 비틀어 풍자로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의 삶과 희로애락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관객층을 넓히고 있는 극발전소 301의 여러 행보들이 계속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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