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두 역사적 비극의 화해를 시도하는,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30주년 기념 뮤지컬 <블루사이공>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3일간의 아쉬움 가득한 공연 일정 속에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으며 공연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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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블루사이공>은 ‘미스사이공’과는 확연히 다르게 베트콩의 처절한 투쟁이 어디서 기인하는지를 그들의 입장에서 설명한다. 또한 김상사가 무의식중에 떠올리는 어린 시절 회상을 통해 분단과 통일이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사람을 같은 인간으로 보고 다가가려는 노력과 반전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블루사이공>은 라이따이한 청년과 고엽제 휴우증으로 고생하는 여자아이, ‘북창’과 ‘신창’이 죽은 김상사가 평생 돌아가고 싶어 하던 고향 ‘함경남도 북창군 신창면’에서 따온 이름들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두 역사적 비극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사람들이 공연이 끝난 후 진지하게 생각하고 되짚어 볼 여지가 있는 작품 <미스사이공>을 연출하고 뮤지컬 넘버들을 작곡한 권호성 연출은 “잘 만든 비극은 더 큰 재미를 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역사와 인간을 그리고 사회를 생각하게 한다.”고 작품 보기를 망설이는 관객들에게 설명을 더하기도 하였다. 이번 <블루사이공>의 넘버들은 양승환 작곡가의 손을 거치며 15년 전의 음악들이 현대의 감성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김정숙 대표는 <블루사이공>의 희곡 뿐 아니라 뮤지컬 넘버들의 작사까지 도맡으며 <블루사이공>이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님들의 고통과 베트남 국민들의 뿌리 깊은 상처에 이해와 화해를 이루는 가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소망을 전하였다.
15년 만에 돌아온 <블루사이공>의 드라마투르그르를 맡은 진남수는 “전쟁이라는 가혹한 운명에 내몰린 인간의 공포와 무력감을 연민하며 길 떠나는 혹은 떠난 이들에게 연민의 손을 내민다”라며 작품의 의도를 설명하며 “쇼 오락이 주류가 되고 예술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앞세우는 시대에 잠시나마 다시 돌아온 ‘블루사이공’이 안겨주는 카타르시스는 더욱 묵직하고 짜릿하다”고 이번 작품의 의의를 강조했다.
베트남공연도 준비하는 단계인 <블루사이공>을 통해 계속해서 기억해야 하는 원치 않았던 한국전쟁과 월남전쟁의 슬픈 그림자를 통해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세상에 외쳤다. 이러한 외침이 끝나지 않는 메아리가 되어 염원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