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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릭 입센의 신념을 대변하는 2인극 <민중의 적>..
문화

헨릭 입센의 신념을 대변하는 2인극 <민중의 적>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19/07/09 16:55 수정 2019.07.09 23:28
권리장전 2019 원조적폐
'민중의 적' 포스터 /(제공=TEAM DOL)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헨릭 입센의 작품을 강렬한 2인극으로 재구성한 연극 <민중의 적>이 힘 있는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의 짧은 기간의 공연 동안 끊임없는 찬사를 받으려 아쉬운 막을 내렸다.

“가장 강한 사람은 그 외로움을 배워야 하는 거란다.”

입센과 작품 속 스토크만 박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일까?

'민중의 적' 공연사진_헨릭 입센(박상훈), 스토크만 박사(문호진) /ⓒ박태양(제공=TEAM DOL)
'민중의 적' 공연사진_헨릭 입센(박상훈), 스토크만 박사(문호진) /ⓒ박태양(제공=TEAM DOL)
'민중의 적' 공연사진_스토크만 박사(문호진) /ⓒ박태양(제공=TEAM DOL)
'민중의 적' 공연사진_스토크만 박사(문호진), 헨릭 입센(박상훈) /ⓒ박태양(제공=TEAM DOL)

헨릭 입센의 작품 ‘민중의 적’은 대립되는 가치에 대한 선택의 상황에서 다수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수의 의견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센의 신념을 대변하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작가 입센이 ‘민중의 적’ 작품을 집필할 당시 지인들과 주고받았던 편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다. 입센은 이 작품의 원고를 마치고 나서 출판사 편집장에게 쓴 편지에서 그 자신과 작품의 주인공인 스토크만 박사가 여러 면에 있어서 매우 일치하는 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원고를 완성하고 나니 뭔가 갈 길을 잃은 것 같기도 하고 외로운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입센은 사람들이 보다 호감을 가지고 귀 기울였으면 하는 자신의 분신으로 스토크만 박사를 보았던 것이다.

작품을 재구성하고 연출한 정승현 연출은 “작품 속 두 인물을 통해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연극을 만드는 의미와 방향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며 작품의 의도를 전하였다. TEAM DOL 대표를 맡고 있는 정승현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았던 ‘가지’를 비롯해 ‘카프카의 변신’, ‘바냐아저씨’ 등을 통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조차도 “누구나 알길 바라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 그것이 고전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표현들이 가득한 고전을 쉽고 강하게 관객들에게 친화적으로 재구성하여 고전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스토크만 박사 역 문호진 배우 /ⓒ박태양(제공=TEAM DOL)

스토크만 박사 역의 문호진 배우는 “그래, 시작하는 거야.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간, 진리에 목마른 인간을 길러내는 거야”라는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서울시극단의 객원배우로 참여한 ‘옥상밭 고추는 왜’, ‘왕위주장자들’을 비롯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자웅이체의 시대’, ‘엄니인력사람들’ 등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 연기파 배우의 면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문호진 배우는 극의 매력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 주었다. 헨릭 입센 역을 맡은 박상훈 배우와 문호진 배우는 오랜 기간 여러 작품에서 함께 했던 배우로 무대에서 안정적이고 탄탄한 호흡을 보여주며 작품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다수결의 원칙에 의거해 의견을 수렴한다는 민주주의가 실상은 소수의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민주주의라는 형식을 이용하여 진실을 감추고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여론을 형성하는 위험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인터넷이 일상화되고, 유투브를 통해 가짜뉴스가 더욱 활개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위해 우리의 신념을 지키고 주장하는지를 계속하여 깊이 있게 의문을 던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권리장전 2019 원조적폐' 포스터 /(제공=TEAM DOL)

‘권리장전 2019 원조적폐’의 다섯 번째 작품 <민중의 적>에 이어, ‘적폐게임(기획프로그램, 7.10~14)’, ‘춘의 게임 : 나쁜 놈들의 대한민국 현대사(친구네 옥상 ART, 7.17~21)’, ‘馬山(극단 산수유, 7.24~28)’, ‘홍길 동(動) 전(창작집단 동이문, 7.31~8.4)’,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종이로 만든 배,8.7~11)’, ‘월하의 공동묘지를 보며(작은 곰, 8.14~18)’, ‘하녀들(극단 노마드, 8.21~25)’, ‘THIS IS HAMLET(극단 송곳, 8.28~9.1)’, ‘진짜 진짜 마지막 황군(공놀이클럽, 9.4~8)’의 공연들이 연우소극장에서 관객들과 탐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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