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삶에 관한 가장 우아하고 지적인 탐구를 담아낸 영화 <칠드런 액트>가 지난 4일 개봉한 이후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주목할 만한 영화’라는 입소문의 열풍을 이끌고 있다.
존경 받는 판사 피오나는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치료를 거부한 소년 애덤의 생사가 달린 재판을 맡게 된다.
이틀 안에 치료를 강행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애덤의 진심을 확인하고 싶었던 피오나는 병원으로 직접 찾아가고,
그날의 만남은 두 사람의 삶에 예기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는데……
“기억해. 다가올 삶과 사랑을 배를 타고 같이 세계일주를 할 수도 있어.
얘기도 나누어야지.”
“그 애가 원했던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원하는 것,
초자연적인 힘이 아닌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건 ‘의미’였어.”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화제작이자,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며 초고속 매진을 기록했던 <칠드런 액트>는 영국에서 ‘아동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가한다는 내용에 감명을 받아 다수의 판결문들을 참고해 완성시킨, 맨부커상 수상 작가 이언 매큐언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언 매큐언이 직접 이 작품의 각본 작업에 참여해 완성도를 더하며 “소설에 나왔던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 생각을 영화로 옮긴다는 건 지적, 감성적인 도전이었죠”라며 자신의 도전에 대한 겸손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칠드런 액트’란 단어는 1989년 제정된 영국의 유명한 ‘아동법(The children Act)’에서 따온 것으로, 법정이 미성년자(아동)와 관련한 사건을 판결할 때 최우선적으로 ‘아동의 복지’를 고려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개봉 전부터 작품성에 대한 극찬들이 쏟아졌던, 모두의 존경을 받아 온 판사가 치료를 거부한 소년의 생사를 결정짓는 사건을 맡게 된 후 자신의 사랑, 일, 꿈을 위해 내렸던 선택과 결정을 되돌아보는, 소년을 통해 오히려 성장을 하게 되는 드라마 <칠드런 액트>는 바흐의 클래식과 예이츠의 시가 만들어낸 고품격 선율이 영화 속에 적절하게 삽입되어 극중 ‘피오나(엠마 톰슨 분)’의 감정을 고스란히 투영하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2번(Partita No.2 in C Minor, BMW 826)’이 관객들의 심장을 크게 요동치게 만들기 시작한다. 완벽주의 런던가정법원 판사 ‘피오나’가 판결을 앞두고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을 때 ‘4악장 사라방드(Ⅳ.Sarabande)’의 느릿한 선율이 배경을 가득 채운다. 또한 남편 ‘잭(스탠리 투치 분)’의 충격 고백으로 인해 평온한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은 ‘피오나’의 출근길에는 느리고 묵직하게 시작하는 ‘1악장 신포니아(Ⅰ.Sinfonia)’가 삽입되었다. 그런가 하면 ‘애덤(핀 화이트헤드 분)’의 기타반주에 ‘피오나’가 자신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예이츠의 시에 곡조가 붙은 ‘Down by the Still Garden’의 2절 부분을 노래하는 부분과, 클라이막스에 나오는 1절과 2절 부분은 ‘피오나’의 미묘한 감정 변활르 눈치채게 하여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있다.
당대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한 서사 작품에서 섬세한 연출을 선보이며 배우의 연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명감독 리처드 이어의 신작 <칠드런 액트>는 우아한 카리스마, 배우 엠마 톰슨의 시너지만으로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리처드 이어 감독은 “엠마 말고는 ‘피오나’를 연기할 사람이 도저히 생각이 안 났어요. 대단한 배우죠”라며 그녀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으며, 엠마 톰슨은 리처드 이어 감독에 대해 “그는 배우들에게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요. 아주 명석한 감독이에요”라며 온전히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리처드 이어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에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한 연기파 배우 스탠리 투치 배우와 신예 핀 화이트헤드 배우 모두 작품에 대해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며 캐릭터에 깊게 감정을 이입하여 영화의 깊이를 더하며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CGV 골든에그 지수 99%를 기록하며, 일과 사랑 그리고 꿈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보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고 있는 <칠드런 액트>의 뒤를 이어 또 다른 매력적인 영화 두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먼저 오는 25일 개봉을 앞 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신작 ‘돈 워리’는 알코올중독에 전신마비 신세였지만 절망하지 않는 남자 ‘존’을 통해 ‘자신을 용서하는 시간’을 선물하는 유쾌한 인생 영화로 천의 얼굴 호아킨 피닉스 배우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으로 조니 뎁 배우가 출연하는 ‘수상한 교수’사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불치병 말기 판정을 받게 된 대학교수 ‘리차드’가 남은 삶을 마음껏 즐기기로 결심하고 자신만의 수상한 피날레를 계획하며 벌어지게 되는 인생 코미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