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세종문화회관 2019년 S씨어터 기획 프로그램 ‘컨템포러리 S’의 첫 번째 프로그램 <김주원의 탱고발레 ‘3 Minutes : Su tiempo’ 그녀의 시간>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관객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총 5회의 짧은 공연의 막을 내렸다.
탱고를 위한 밀롱가 ‘Su tiempo’ 이 곳의 가수는 탱고와 사랑에 대해 노래를 시작한다.
춤과 노래, 술과 추억이 짙어지는 시간 속에 그녀의 노래는 바를 찾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격정적이고 뜨거운 사랑의 탱고를 추고, 답장은 받을 수 없는 기다림의 편지를 쓰는 주원, 그리고 담담히 이별을 고하는 가수.
비가 그치고, 이곳의 이름 ‘Su tiempo(그녀의 시간)’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넣고 주원은 떠나지만, 다시 밀롱가는 사람들의 춤과 대화, 음악 소리로 가능하다.
공연의 제목에 들어가 있는 ‘3 Minutes’는 탱고를 추는 두 파트너가 춤을 추는 시간 ‘3분’을 의미하며, 그 시간 안에 만남과 사랑, 이별의 서사를 담아내며 완전한 교감을 선보인다. 발레리나 김주원은 오래 전부터 탱고를 좋아했기 때문에 발레와의 결합은 늘 생각했던 작업이었고 라이브 밴드의 탱고음악 연주, 재즈 보컬의 멋진 무대와 더불어 약간의 대사와 함께 밀롱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하였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이 2013년 ‘마그리트와 아르망’ 이후 다시 한 번 예술 감독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주인공으로 출연하여 새로운 시도가 더욱 주목되었다. 발레리나 김주원은 탱고밴드 ‘라 벤타나’의 리더 정태호와 ‘아시아의 재즈디바’ 웅산과 다재다능한 재즈보컬리스트 유사랑을 비롯해 연출과 출연까지 하며 활약한 뮤지컬 ‘웃는 남자’, ‘마타하리’ 등 협력안무를 맡아온 홍세정, 안무를 맡은 국립발레단 출신의 유희웅 안무가, 영화 같은 무대를 선사한 극작가 지이선,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강준하와 수석무용수 이영철 등 “출연진 모두를 직접 쫓아다니며 캐스팅하였다”며 공연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내기도 하였다.
발레리나 김주원이 모든 음반을 가지고 있는 팬이라 자처하는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은 “(김주원의) 천사 같은 모습 뒤의 장군의 모습을 발견했다. (김주원은)놀라울 정도의 강단과 추진력으로 춤과 연기 등 모든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주고 디렉팅을 하는 놀라운 사람이다. (아마 그 모든 것들이) 오래도록 아티스트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 같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첫 날 리허설을 눈앞에서 실제로 처음 보고 압도당했다. 명불허전 김주원이 첫씬부터 혼신의 힘을 다한 춤을 보고 울고 말았다. 탱고를 사랑하는 사람이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탱고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다. 목소리와 연기를 뮤지컬스럽게 표현하도록 노력을 정말 많이 하며, 가슴 떨릴 정도로 행복하게 표현했다.”고 공연에 함께 한 소감을 전하였다.
발레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탱고음악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탱고밴드 ‘라 벤타나’의 리더 정태호는 이번 공연을 위해 4인조 밴드를 구성하여 풍부한 라이브 연주로 탱고 음악의 뜨겁고 황홀한 감성을 더욱 이끌어냈다. 그는 “준비 과정은 정말 힘들었지만, 열심히 집중했다.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느낌은 꼭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 믿는다.”고 공연의 감동을 약속하였다. 이번 공연의 준비 과정 중에 정태호 음악감독은 6㎏이나 빠지기도 하였다.
발끝으로 온 몸을 지지하지만 새털처럼 가볍게 추어야 하는 발레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스트레칭 하듯 온 몸을 꼿꼿하게 펴며 강한 템포의 악센트를 가지고 추어야 하는 탱고, 탱고는 몸통부터 허벅지까지 함께 춤을 추는 두 사람이 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심장을 가진 것처럼 떨어지지 않고 추어야 하기에 발레와 탱고의 만남은 무용수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일 테지만, 춤을 관람하는 이들에게는 쉽게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조합을 만나 볼 수 있는 감동이 가득한 시간을 선사하였다.
발레리나 김주원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에게 에너지와 영감을 받아 더 다양한 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였기에, 다음번에는 또 어떤 예술가들과 함께 멋진 작업을 보일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