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고전을 빙자하여 배우들의 생 날 모습들을 제대로 보여주며 진지한 고민을 함께 하는 작품 <베니스의 선악과>가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STUDIO76에서 지난 시즌의 공연보다 탄탄해진 모습으로 관객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극단이 준비하고 있는 ‘베니스의 상인’ 공연의 연습을 위해 모인 배우들.
여느 때와 같이 연습실은 소란스럽다.
돈 3천더컷을 갚지 못했으니 약속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떼어가겠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두고 배우들 간의 설전이 오간다.
덮어놓고 나쁜 놈이라 하기에는 찝찝한 기분. 그런데 어째 이야기하다 보니 이건 베니스의 상인 이야기가 아닌데?
자꾸 실수하고 눈치 없이 끼어들어 욕을 버는 조연출 ‘율’, 그런 후배를 쉼 없이 까대는 선배 ‘강현’, 그런 강현에 맞서 바른 말 하는 ‘지혜’, 착하지만 간혹 민폐를 끼치는 ‘민석’, 눈치 빠른 바람둥이인 ‘상우’, 배우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듯한 ‘인혁’.
누군가에게는 좋고,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서로의 관계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다.
모두와의 소통을 꿈꾸는 창작집단 ‘대화하는 사람들’이 모인 ‘다이얼로거’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맛있게 만들어 다양하게 무대에 담아내고픈 창작자들이 모인 ‘극단 플레이트’가 함께 한 작품 <베니스의 선악과>는 세 보이지만 허술하고, 진지해 보이지만 허술하고, 잘났다고 나대지만 허술하고, 하나같이 허술한 4명의 배우와 연출, 조연출 그리고 연습실에 놀러 온 그 사람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연을 준비하는 극단 사람들 생 날 것 그대로의 모습, 진짜 즉흥극이 펼쳐지는 연습실 그대로의 모습, 관객들은 몰랐던 그들만의 공간인 연습실을 공개하고 있다.
1.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아우슈비츠 이후 전복적으로 또는 반어적으로 읽히기 시작했고, 어느 시점부터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연출님의 작품 <베니스의 선악과>는 당연하다 여겨지던 원론적인 선과 악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결론까지의 작품의 재해석 및 재창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아는 사람과의 설전 중 뉴스를 그대로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가 나왔고 그에 대한 생각들이 나쁘다 착하다란 이분법적 사고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그 후로도 고민을 한 결과 선악이란 존재 자체의 고민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고전과 믹스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극을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이 떠올라서 쓰게 되었습니다.
2. 공연을 구현하는 장면과 연습실 장면에서의 몇몇 배우님들의 대사톤 그리고 공연의 대사와 연습실 선후배간의 목소리의 교차 장면이 독특하고 인상 깊었습니다. 그 대사톤들과 장면들은 어떻게 태어났는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전형적인 인물로 풀어내고 싶었고 특징을 잡으면 좋을 듯해서 성격을 과도하게 극단적으로 잡아서 그런 대사톤들이 나와진 것 같아요. 고전과 일상의 교차 장면은 우리의 삶에도 고전이 가진 이야기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샤일록일수도 포셔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3.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저는 저희 극단(다이얼로거)에서 도담도담 페스티벌 참가작인 '하우스리브'라는 작품의 배우로 참여할 예정이고 날짜는 10월 23일부터 시작합니다. 김늘메 배우는 '한 번 더 해요', 김현정,박래영 배우는 '갈매기', 공찬호 배우는 '위대한 생활의 모험', 최서진 배우는 '식구'로 관객 분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다채로운 작품과의 만남의 장 ‘STUDIO76 愛 서다’의 두 번째 무대를 선보인 <베니스의 선악과>에 이어 ‘그날이 올텐데(극발전소301, 8.22~9.1)’, ‘싱싱냉장고+졸혼(좋은희곡읽기모임, 9.5~15)’, ‘최후만찬(극단 바람풀, 9.19~29)’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지방극단과 해외 극단과의 교두보를 꿈꾸는 새로운 페스티벌은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