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순진무구한 어린 시절 그 많던 꿈들은 왜 사라져 버린 것일까? 꿈을 꾸는 이들은 실패자일까? 꿈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당돌한 연극 <안녕, 오리!>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길지 않은 여정 동안 차가운 시대 그 자체와 관객들 모두에게 돌직구를 던지고 있다.
지구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목에 긴 줄을 매달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 끝엔 아주 조그마한 오리가 달려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이 작은 오리를 키우면 이 오리가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자신을 하늘 이로 올려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 때문에, 오리를 아끼고 새장을 만들어 오리를 키워 나간다. 그러나 오리가 새가 되는 것을 본 이도, 하늘로 날아간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도 이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리가 성장할수록 오리를 키우는 일은 힘들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오리를 죽이고 줄을 끊어낸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은 오리를 단지 어릴 때 잠시 키워보는 애완동물쯤으로 여기게 된다. 거리에 오리의 시체들이 즐비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정부는 이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오리보관소를 만든다. 오리를 나라에서 맡아준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하나 둘 오리보관소로 찾아오게 되는데...
“꿈을 가져라. 누구나 유년시절에 선생님이나 부모, 흔히 말하는 어른들에게 한 번쯤, 아니 그 이상을 들어봤을 말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세상을 알아 가면 그들은 꿈을 좇지 말고 현실을 보고 순응하라는 전혀 상반되는 이야기를 조언이랍시고 내놓곤 했다”라고 이번 작품을 쓰고 연출한 김성진 연출가는 말한다. 그는 꿈을 꾸라고 말하던 어른에 대한, 꿈을 가지는 자체에 대한, 꿈을 가지는 것을 폄하하는 사람들과 시선에 대한, 지금 이 세상과 시대에 대한 의문을 던져보고 있다.
꿈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 <안녕, 오리!>는 배우 김곽경희, 김관장, 이소라, 이수연, 이성민, 박혜림이 출연하여 패기 어린 당찬 연기와 능수능란한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 MINI INTERVIEW -
1.<안녕, 오리!>는 극단 몽중자각의 작품이라 알고 있습니다. 극단의 창단배경과 어떻게 다들 함께 모이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김성진 연출님의 지난 작품 '가족사진'은 창작꾼요지경 팀과 함께 했었습니다. 함께 하는 극단이나 소속들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곳들이 몇 곳인지 궁금합니다.
본 극단(몽중자각)은 극발전소 301에서 5년간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단하게 된 1인 극단입니다. 301에서 활동하면서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저만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여 창단할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 마침 최초예술인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새로운 극단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극발전소 301에서 작연출부로 요지경에서 작연출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 몽중자각이라는 극단에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작품 <안녕, 오리!>는 새와 새장, 오리보관소 등 상징성을 가진 대상들에 비해 표현들은 비유나 은유 없이 상당히 직설적이라 느껴졌습니다. 작품을 쓰고 연출하면서 관객들에게 어떤 것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들이 궁금합니다.
처음에 작품을 집필하명서 은유와 비유를 더욱 추상적으로 풀고 연출도 그렇게 한 것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초연을 올려보니 그러한 추상적인 부분이 관객들의 이해를 돕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 연극이란 누구나 즐겁게 보고 쉬워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간결하게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작품이 익숙한 관객들이나 많은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에겐 더욱 쉬울 수 있겠지만 연극이 꼭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연출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작가의 메시지입니다. 작가의 메시지를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가를 제일 중점으로 하였습니다.
3.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꿈 그리고 이번 연극을 하게 되면서 느낀 점들을 듣고 싶습니다.
김성진 연출 - 제 꿈은 누군가의 꿈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누군가 나를 바라보며 언젠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이번 작품을 하면서 3번째 오리를 만나게 되었는데 내 오리가 조금 커져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꽥꽥 소리가 더욱 선명히 들림을요.
박혜림 배우 -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꿈이 무엇인지 얼마만큼의 크기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김관장 배우 - 행복을 찾는 것이 꿈입니다. 재공연이여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새로운 것을 찾아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이수연 배우 - 연기로 모두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곽경희 배우 - 화가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소라 배우 -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나를 보며 꿈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성민 배우 -배우가 제 꿈입니다. 작품을 하면서 꿈에 대해서 흔들리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차기작들도 알고 싶습니다.
박혜림 배우 - 9월에 지방에서 '만리향' 공연이 올려지고, 11월 도담도담페스티벌에서 '엄브렐러' 공연을 합니다.
김관장 배우 - 12월에 '기적의 소녀들' 공연이 올려지고, 내년 1월에 '대화'라는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이성민 배우 - 9월에 청소년 뮤지컬 '내일보다 빛나는 오늘', 11월에 도담도담페스티벌 '엄브렐러'에 박혜림 배우와 함께 출연합니다.
김곽경희 배우 - 9월 지방에서 공연하는 '만리향'에 박혜림 배우와 함께 출연합니다.
김성진 연출 - 9월 지방에서 공연하는 '만리향'에 박혜림 배우, 김곽경희 배우와 함께 합니다. 그리고 태백에서 '황지연못의 꼬마수호신'과 순회공연중인 뮤지컬 '인어공주'도 9월에 모두 공연합니다. 11월에는 도담도담페스티벌에서 '엄브렐러'에 박혜림 배우, 이성민 배우와 함께 할 예정입니다.
극단 ‘몽중자각’의 창단 공연인 연극 <안녕, 오리!>는 김성진 대표가 희곡을 쓰고 연출을 맡은 연극으로 이미 2017 ‘으랏차차 세우다’, 2017 ‘뉴플레이리그’ 에 선정되며 작품적으로 인정을 받았고 그에 힘입어 올해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와 연출로 2019년 8월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인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며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극단 ‘몽중자각’은 작가 겸 연출 김성진이 대표로 있으며 실력 있는 여러 배우, 스텝들과 함께 젊고 참신한 연극을 만들려 모인 단체이다. ‘이 시대에 예술을 하며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당차게 나서더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사실, 세상을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을’이라고 말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은 당당히 ‘예술’을 하며 꿈을 펼치고 있다. 그들이 자각몽에서 깨어날지라도, 허상일지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첫 번째 꿈을 꾸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우리도 자각을 시작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