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올해 8회 째를 맞은 미디어아트 축제의 장 <2019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 리빙 라이프(Living Life)>가 올해는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예술보다 인간과 생명을 성찰하는 시대정신에 집중하며 오는 23일부터 내달 11일까지 금천예술공장에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100세 시대에 ‘생명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기술과, 생명, 예술에 집중하여 질문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되어 국내 미디어아트 예술가를 발굴하는 동시에 국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축제는 올해는 음악, 전자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미디어아트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권병준 작가를 비롯한 국내 작가 8팀, 미국, 스웨덴, 슬로베니아, 터키 등 해외 작가 5팀 등 총 13팀이 참여하여 실험적인 작품과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의 전시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생명 연장 시대에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첫 번째 섹션 ‘생명과 삶’에서는 ▲식물의 생육 정보를 3D프린터에 입력해 조각으로 출력한 정승 작가의 '프로메테우스의 끈 6(Prometheus’s String Ⅵ)' ▲유전자 조작으로 생명을 디자인할 때 드러날 인간의 욕망을 다룬 피나르 욜다스(Pinar Yoldas, 터키) 작가의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s Babies)' ▲기계를 해체하듯 우리 몸을 단백질과 지방, 물 등으로 분리한 애니 리우(Ani Liu, 미국) 작가의 '발생 가능한 의식의 분류학(Taxonomy for Possible Consciousness)' ▲진화의 방향은 진보가 아닌 다양성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함준서 작가의 '포우나 2.0(Fowna 2.0)' ▲사람이 다가가면 바이러스로 판단해 가시를 세우는 관객 상호작용 작품 김준수 작가의 '오류 (Error)' ▲식물의 느린 성장 속도를 데이터로 만들어 퍼포먼스, 드로잉, 가구, 시로 표현한 정혜정x노경택x조은희x서기준 작가팀의 '느린 자람의 노래' 등이 선보인다.
두 번째 섹션 ‘선택할 권리 혹은 권력’은 생명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견제해야 할 자본과 정치, 권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호흡이 통제되는 미래를 경고하는 사샤 스파찰(Saša Spačal, 슬로베니아) 작가의 '숨 (Inspiration)' ▲유전자 조작된 분홍색 닭을 통해 기록될 인류의 디스토피아를 우려하는 논휴먼 난센스(Nonhuman Nonsense, 스웨덴) 팀의 '핑크 치킨 프로젝트(Pink Chicken Project)>와 인류의 식품 기술과 환경을 연구한 '게놈 요리 라이브러리 버전 2(Library Collection Version 2)' ▲알고리즘의 발달이 가져올 결과에 회의적인 시선을 담은 오주영 작가의 '눈먼 착륙(Blind Landing)>' ▲헤드폰으로 서로의 소리를 교환하는 권병준 작가의 '자명리 공명마을' ▲강박과 애착이 심한 기계의 움직임을 통해 기계와 인간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박얼 작가의 '신경쇠약 직전의 기계들' ▲한국 전통 민담에 나오는 불가사리를 통해 거대한 존재와 욕망을 체감하는 김성욱 작가의 '불가살이' 등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다.
전시 개막 다음 날인 8월 24일(토)에는 사이보그 아티스트, 로봇박사 등 기술과 예술, 생명에 대해 심도 있게 이해하는 탄탄한 라인업으로 릴레이 강연이 진행된다. 올해 <2019 다빈치 크리에이티브>는 자칫 주제를 표면적으로만 다룰 수 있는 볼거리 위주의 축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행사의 내용을 깊게 탐구할 수 있는 강연 프로그램을 탄탄한 라인업으로 준비했다. 강연은 <2019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선정 작가인 정승 작가의 퍼포먼스로 시작해 참여 작가이자 샌디에고대학 교수인 피나르 욜다스(Pinar Yoldas), 로봇 공학자 한재권, 사이보그 아티스트이자 사이보그재단 설립자인 닐 하비슨(Neil Harbisson), 스스로를 돌연변이(mutant)라고 자처하기도 하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구 교수 홍성욱이 참여한다. 연사들은 기술과 예술, 생명에 대해 전시가 던진 화두에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학과 기술공학의 이해를 채워 담론의 깊이를 더하게 될 것이다.
이번 축제를 이끈 전혜현 예술감독은 “그동안 ‘다빈치 크리에이티브’가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예술에 관심을 두었다면, 올해는 기술의 태동이자 종착인 인간을 성찰하는 시대정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관객은 기술과 예술이 자신의 일상이나 실존과 멀지않음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예술과 접목 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어 미디어 아트의 정의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해서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인터렉티브 아트(관객의 특정 행위를 감지하여 이에 따라 작품이 반응하는 예술 작품), 커넥팅 아트(움직이는 예술 작품 속에 동세를 표현하는 작품과 달리 그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예술작품), 디지털 아트(디지털 기기를 통한 조각, 회화,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작품), 비디오 아트(디지털 기기에서 표현되는 예술 영상 작품), 미디어 파사드(대상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 처럼 보이도록 하는 예술작품), 프로젝션 맵핑 등을 미디어 아트라고 정의하며 넓게는 미디어 퍼포먼스(다양한 디지터털 매체를 이용하여 하는 공연)나 바디 아트까지 포함하고 있다.(참조 : 아트채널 ARTDA https://www.artd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