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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의 현실 사이의 청춘을 멋 부리지 않는 진솔함으로..
문화

꿈과 희망의 현실 사이의 청춘을 멋 부리지 않는 진솔함으로 전하는 연극 <두만이 태만이>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19/08/30 16:38 수정 2019.08.30 19:54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꿈과 희망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름날의 청춘들의 이야기, 연극 <두만이 태만이>가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1일까지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지난 해 공연에 이어 멋 부리지 않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25년 만에 만난 쌍둥이 형제 두만이와 태만이, 흥신소에서 일하면서 음지의 생활을 하고 있는 두만이와 촉망받는 신인왕 출신이었지만 그 후, 경제적 현실에 이삿짐을 나르며 간신히 복싱의 끈을 잡고 있는 3류복서가 되어버린 태만이.

25년 만에 만난 쌍둥이 형제 둘은 서로 다르게 살아온 환경만큼 외모도, 성격도 다르다.

어느 날,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 교도소에 들어간 두만,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 나가는 태만. 두만의 출소 후, 그 둘의 갈등은 그 둘에게 유일하게 남겨진 혈육이라는 관계까지 위태위태하게 만들고 마는데...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서로를 위하는 형제애의 마음은 버려지지 않는다...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태만(홍정호), 두만(곽두환) | 25년 만에 만난 쌍둥이 형제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흥신소에서 일하면서 음지의 생활을 선택한 쌍둥이 형 두만(곽두환)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이삿짐을 나르며 간신히 복싱의 끈을 잡고 있는 쌍둥이 동생 태만(홍정호)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유일한 혈육이건만 참 다른 쌍둥이 동생 태만(홍정호), 형 두만(곽두환)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상처투성이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까지 버릴 순 없는 쌍둥이 동생 태만(홍정호), 두만(곽두환)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1등이 못되어도 도전과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운 남자 태만(홍정호)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공연사진_조금 부족해도 행복하려 노력 중인 쌍둥이 동생 태만(홍정호), 형 두만(곽두환) /ⓒ권애진
'두만이 태만이' 커튼콜_태만(홍정호), 두만(곽두환) /ⓒ권애진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5포세대(3포+내집마련+인간관계), 7포세대(5포+꿈, 희망)...더 나아가 그 외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 그들은 어떤 희망을 가지고 현 시대를 버티고 버티며 살아가는 것일까? 과연 그들은 인생을 위해, 꿈을 위해, 희망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누리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포기의 선택은 자의인가? 타의인가? 우리는 우리 인생의 여름(20~40대)을 왜 포기하는 것일까? 과연 희망은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30대 후반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필자(작품의 희곡을 쓰고 연출한 곽두환 연출)인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내가 지금껏 젊음을 바쳐온 연극은 나에게 무엇을 남겼으며, 나는 무엇을 남겼는가?

열심인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목 놓아 이야기하는 연극 <두만이, 태만이>는 곽두환 연출과 함께 연극을 하고 있는 극중 태만 역의 김태영 배우와 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 “우리가 해 보자. 그냥 이야기해보자. 세상에 우리의 방법으로 고함 쳐보자”라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연극으로 나에게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나는 연극에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꼭?’, ‘유명해지고 싶지도 않다.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 속 외침을 소주잔과 함께 펜을, 노트북을, 핸드폰 메모장에 한 글자 한 글자 새겨 그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유쾌하게, 그리고 아프고 간절하게 관객과 함께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우리의 청춘은 비록 현실에 힘들고, 아프고, 상처받을지언정 지금의 여름을 열심히 보내고 있으니, 그리고 앞으로 남은 여름이 있고 다가올 가을과 겨울이 있기에 아직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만이 태만이' 출연진_두만(남호윤), 태만(김태영), 두만(곽두환), 태영(홍정호) /ⓒ권애진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연극 <두만이 태만이>는 희곡을 쓰고 연출한 곽두환 연출이 배우로도 참여를 하고 있다. 두만과 태만을 남호윤 배우와 이황섭 배우, 정홍일 배우와 김태영 배우, 곽두환 배우와 홍정호 배우가 세 개의 팀을 이뤄 각 팀마다 다른 색의 매력과 감동을 보여주고 있다.

극단 그림일기는 그 흥미가 웃음이던 슬픔이던 즐거움이던 힘듬이던,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연극을 만들기 위해 만든 극단이다. 순수한 동심의 아이들이 쓰는 그림일기처럼, 때 묻지 않는 진솔한 연극, 가벼운 웃음이 아닌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주제도 아닌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연극, 열정적인 창작 작업으로 멋 부리지 않은 진실함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연극, 언제나 관객을 흥미롭게 해서 자꾸 눈이 가는 극단으로 한계단 한계단 꾸준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MINI INTERVIEW -

1.극단 그림일기의 관객과 함께 하는 때 묻지 않은 연극 <두만이 태만이>의 정제되지 않고 투박하면서도 진솔한 대사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을 쓰고 연출할 때 대사들의 트리트먼트 과정들이 궁금해집니다.

곽두환 연출 ➜ 전 특별히 아름다운 대사를 쓰기위해 노력하는 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각각의 상황에서 ‘만약 내가 그들이라면’...순간적인 충동을 베이스로 해서 ‘어떤 호흡으로. 어떤 뉘앙스로. 어떤 감정의 크기로 어떤 말을 뱉을까?’를 생각하며 대사를 씁니다. 순간적인 충동점을 최우선으로 대사를 쓰다 보니 많은 고민보단 즉흥적으로 대사를 쓰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투박하면서도 진솔하다고 느낄 만 한 대사들이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후 연출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원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2. 2인극 이란 형식은 배우들의 힘과 에너지, 그리고 두 사람의 호흡만으로 끌고 나가야 하기에 배우들에게 매력적이면서도 힘든 작업일 듯합니다. 캐스트마다 달라질 각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배우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두만이 태만이' 희곡을 쓰고 연출한, 그리고 두만 역을 맡은 곽두환 연출 /ⓒ권애진

곽두환 연출 ➜ 함께 마음 맞는 배우들과 즐겁게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기에 2인극도,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나오는 다인극도 (문제없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원래 연극이란 게 출연 인원을 떠나서 힘든 작업이니까요. 다만 출연인원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배우로써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즐겁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두만이 태만이' 두만 역 남호윤 배우 /(제공=극단 그림일기)

남호윤 배우 ➜ 작품의 특성상 상대 배역과의 호흡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쌍둥이라는 컨셉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미지도 중요한 경우라 캐스트들의 조합이 쉽지는 않았을 테지만, 연극의 특성상 그런 문제들을 제쳐두고서라도 관객들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배우들 2명이 얼마나 작품을 잘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고 나누느냐에 따라 작품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세 팀의 캐스트라 연습을 진행함에 있어서 다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었지만, 그 부분들은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고 움직이고 바라보고 호흡하면서 맞춰가고 소통하다보면 해결되는 문제들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각 배우들의 해석이 서로 무대에서 만나면서 각기 다른 그림들이 그려지는 부분도 배우들에게 다양한 각도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부분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모든 캐스트들이 서로 섞여가며 공연을 올리는 것을 지향하는 편입니다.

'두만이 태만이' 태만 역 홍정호 배우 | 영화배우, 가수로 만나 보았던 홍정호 배우의 무대 위 모습 또한 낯설지 않았다 /ⓒ권애진

홍정호 배우 ➜ 저희 작품 <두만이, 태만이>는 팀을 정해 공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저는 곽두환 연출님과 팀을 이뤄 공연을 하였습니다.

각 두만 역할의 배우들이 성향도 다르고 배우로써 가지고 있는 에너지도 다르기 때문에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욕심도 컸지만, 아무래도 공연이 짧다보니 그렇게 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리고 (연출님이 제의했던 형 역할보다) 동생 역할에 욕심을 내게 된 것은 아무래도 주로 강한 역할만을 했다 보니, 복싱을 하고 있고 형한테 거칠게 말하기는 하지만 그 속에 태만의 여린 부분이 느껴지는 것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전에 복싱을 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습기간이 짧은 상태에서 복싱 움직임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연극을 한다는 것, 유명매체가 아닌 연극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이 꿈을 이룬다는 것과는 별개로 성공에 대한 시선이나 돈, 생활에 대한 문제들로 연극인들이 계속 연극을 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기에 항상 대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꿈, 돈, 연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습니다.

'두만이 태만이' 출연진_두만(남호윤), 두만(곽두환), 태만(김태영), 태만(이황섭), 태만(홍정호) /ⓒ권애진

곽두환 연출 ➜ 극중 태만 역을 쓸 때 저의 연기생활을 상당 부분 빗대어 썼습니다. 극 중 태만이 복싱에 대해 가지고 있는 꿈, 돈의 의미, 복싱의 의미가 제가 연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꿈, 돈의 의미, 연기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극장으로 오셔서 공연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황섭 배우 ➜ 꿈, 돈, 연기...작품 <두만이, 태만이> 대사에 있는...태만이처럼 ‘퇴물복서, 40살이 다 되어가는 나이, 그래도 해야 하니깐, 이제는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깐...’란 대사처럼 저도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4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밤에 일하면서도 꿈이었던 배우생활이 이제는 그냥 삶에 한부분이 되어 버린 듯합니다. 이 질문을 받고, 저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미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남호윤 배우 ➜ 꿈, 돈, 연기 이 3가지가 모두 만족되기란 실제로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연극무대에 오르면서 생활하기 충분한 금적적 안정은 무리가 되는 이야기라 생각하지만 ‘연기를 하고 있다’, ‘난 지금까지도 연기하고 있다’라는 것 자체가 ‘꿈을 이루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돈이라는 결과도 이루어 내어야하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알바들을 하게 되는 것은 피해갈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연기만 하고 살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마음을 지키기 위해 결국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하는 것은 모든 연극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영화나 매체연기를 지향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마저도 마음먹는다고 쉬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점점 연기만 하고 산다는 꿈은 멀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홍정호 배우 ➜ 저의 꿈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관객 분들이 공감을 하시고 극장 문을 나서는 것에서부터 이미 꿈을 이룬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잘해서 더 공감이 되고 여운을 함께 공유하는 그런 배우가 되려 합니다. 그리고 차후엔 후학양성에 대한 꿈도 있어서 현재는 준비 중에 있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건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연극현장이 다른 회사원들에 비해 못 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강합니다. 연기는 ‘진정성’, ‘진실성’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장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해 나가야 될 부분인 것이고 위에 서술했듯이 관객 분들과 함께 여운과 공감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선 더 집중하고 더 고민하고 더 잘 해야겠지요.

'두만이 태만이' 포스터 /(극단 그림일기)

꿈을 이루지 못해도 함께 하는 사람이, 내 편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젠장할 1등이 아니더라도, 모든 청춘들의 도전과 노력, 더 나아가 세상 모두의 도전과 노력과 이야기를 응원하고 싶다.

돈만 있다면, 정말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까? 정답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조금 부족해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에게 어려운 숙제, 돈과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연극 <두만이 태만이>의 투박한 외침은 참 아프다. 가슴이...심장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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