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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탱고의 강렬한 선율 아래 두 남자의 아슬아슬한 대치를 그린 연극 <적의 화장법>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19/09/10 18:09 수정 2019.09.10 20:17
제3회 일번출구연극제
'적의 화장법' 포스터 /(제공=극단 신인류)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탱고의 강렬한 선율 아래 두 남자의 아슬아슬한 대치를 그린, '극단 신인류'에서 아멜리 노통브의 원작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적의 화장법>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커다란 서스펜스를 선사하며 마지막 공연 날은 전석매진의 호응 속에 아쉬운 막을 내렸다.

비행기의 연착으로 대기 중인 앙귀스트에게 텍스트로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생면부지인 텍스토르의 질문들은 앙귀스트를 짜증나게 하지만 점차 둘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과거 커다란 사건의 실마리가 밝혀지게 되는데...

'적의 화장법' 공연사진_제롬 앙귀스트(이승훈), 텍스토르 텍셀(서신우) | 샤를 드골 국제공항 대기실에 앉아 있는 두 남자 /ⓒ권애진
'적의 화장법' 공연사진_제롬(이승훈), 텍스토르(서신우) | 점점 거리를 좁혀 가는 두 사람 /ⓒ권애진
'적의 화장법' 공연사진_제롬(이승훈), 텍스토르(서신우) | 불쾌함을 표시함에도 간격을 계속 좁혀 나가는 텍스토르 /ⓒ권애진
'적의 화장법' 공연사진_텍스토르 텍셀(서신우), 이사벨 모모(강현정) | 텍스토르를 두려워 하는 듯한 이사벨 /ⓒ권애진
'적의 화장법' 공연사진_제롬(이승훈), 텍스토르(서신우) |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텍스토르 그리고 절망에 차 있는 듯한 제롬 /ⓒ권애진
'적의 화장법' 공연사진_제롬(이승훈), 텍스토르(서신우) | 두 사람의 관계는... /ⓒ권애진

인간은 누구나 심리적 방어기제 안에 자신을 가둔다. 기억의 왜곡, 망각, 착각, 부정 등등 어떠한 상황들을 각자 다른 진실로 이해하며 자신을 보호한다. 여러 개의 작은 치부로 인해 나 자신을 가두는 일이 참으로 많다. 존경받는 천재교수가 제시한 훌륭하게 내어진 숙제를 풀어내는 느낌으로 배우들과 많은 토론을 하며 작품 <적의 화장법>을 만들어 냈다.

공항의 대합실 그리고 다가오는 낯선 자, 그의 알 수 없는 행동을 통해 어느 새 자신의 감춰진 모습을 보게 되며 두 인물의 심리적 흐름과 진실이 드러날수록 관객들도 커다란 서스펜스를 느끼게 만들 것이다.

'적의 화장법' 출연진_텍스토르 텍셀(서신우), 제롬 앙귀스트(이승훈), 이사벨 모모(강현정) /ⓒ권애진

해외출장으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제롬 앙귀스트 역은 이승훈 배우가, 의문의 남자 텍스토르 텍셀 역은 서신우 배우가, 이사벨 모모 역은 강현정 배우가 맡아 안정적인 연기로 작품에 밀도 깊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에게 작가가 묘사하는 경악과 충격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극단 신인류’는 어리지만 순수하게 예술을 대했던 유년시절의 따뜻한 마음과 37회 극회공연으로 얻은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창당공연 ‘친애하는 에두아르’를 발표, 이후 활발한 창작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배우를 중심에 두고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극단 신인류의 창작의지는 젊은 극단으로서 세상을 탐구하는 극 창작활동에의 큰 원동력이다.

- MINI INTERVIEW -

1.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쥐락펴락하다 뒤통수를 치는 듯 한 느낌을 주곤 합니다. 상당히 유명한 작품을 희곡화시키고 무대에서 구현하는 작업은 부담도 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연출작업과 드라마투르기 과정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시했을지 궁금합니다.

'적의 화장법'을 연출한 이재윤 연출 /ⓒ권애진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극단 신인류 서신우 대표의 제안이었습니다. 모두 함께 원작 소설을 읽은 후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읽은 이들의 작품해석이 많이 달랐기 때문 입니다. 이러한 해석의 차이 때문에 목표점을 맞춰야 했기에 대본화 작업도 늦어지고 리딩도 상당히 늦게 들어갔습니다. 원작을 보면 주인공들의 내적독백과 더 많은 상황들이 존재 합니다만 그 심리적인 흐름들과 모든 상황들을 무대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어떠한 부분을 가져가고 어떠한 부분들은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들을 결정했습니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어느 정도 타협하고 해결된 부분의 공연이 지난 3월 공연 이었습니다.

아마 원작을 자세히 읽은 독자라면 약간의 아쉬움이 존재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저희는 외면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개연성들을 내적으로 담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적의 화장법' 지난 시즌 단체사진_텍스토르(서신우), 제롬(이승훈), 진행-백창엽 배우, 이사벨(조수아), 임자혜 오퍼, 박선영 오퍼, 이재윤 연출 /ⓒ권애진

이번 9월 공연은 지난 3월의 아쉬움들을 더욱 고찰하여 내면의 진실을 가져가는데 집중을 한 것 같습니다.

2. 이번 시즌의 <적의 화장법>은 지난 시즌보다 극이 상당부분 친절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출님은 극화 과정에서 배우님들의 의견을 상당히 중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토론 과정들 속에서 연출님과 배우님들이 각자 이것만은 지키고 싶다거나 고수하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을지 듣고 싶습니다.

'적의 화장법'을 함께 만든 이들_음향/진행-백창엽 배우, 조연출/조명-남기쁨, 진행-임자혜, 의상/진행-박선영, 제롬(이승훈), 이사벨(강현정), 텍스토르(서신우) /ⓒ권애진

친절해졌다는 느낌은 1에서 언급 했듯 이전 공연에서 간과했던 부분들을 포함시키려 했고, 그것이 배우들의 내적 정당성과 행동부분에서 많이 표출되어 나온 듯합니다. 

'적의 화장법' 이재윤 연출 /ⓒ권애진
'적의 화장법' 제롬 앙귀스트 역 이승훈 배우 /ⓒ권애진
'적의 화장법' 텍스토르 텍셀 역 서신우 배우 /ⓒ권애진
'적의 화장법' 이사벨 모모 역 강현정 배우 /ⓒ권애진

인물이 어떻게 흐름에 따라 연결되는지에 대해 배우들이 엄청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시즌 텍스토르가 기다리던 장소에 앙귀스트가 나타나는 첫 장면을 이번엔 한 장소에서 시작하는 부분으로 바뀐 설정은 실상 긴 토론 끝에 나온 장면입니다. 

(스텝들이 연습과정부터 함께 참여하면서 의견들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남기쁨 조연출의 작품 속 가장 인상 깊은 대사는 "경찰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데리고 갈 걸 그랬네.", 전희원 오퍼의 가장 인상깊은 대사는 "죄의식은 누적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한 명을 살해하고 나면, 왜 백 명을 없애면 안 되는지가 모호해지는 것입니다."입니다.)

연습의 진행과 토론 속에서 이 극이 끝날 때까지 발견되는 부분을 무대에서 실험해 보자라는 취지가 가지고 작품을 진행했습니다.

3.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공연 이후 차기작 활동이 궁금합니다.

이재윤 연출 ➜ 저는 현재 흥사단 제작의 뮤지컬 도산 안창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9월 25일 광주공연을 시작으로 11월 서울 나루아트센터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배우들도 각자 공연들과 촬영일정들로 바빠질 것 같습니다.

제3회 '1번출구연극제' 포스터 /(제공=주다컬쳐)

관객들을 휘어잡는 필력을 가진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토대로 연극을 연출한 이재윤 연출은 “지난 공연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마 이번 작품도 그럴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창작과정 중 느끼는 갈등 따위는 간단히 무마시킬 정도로 재미난 작품입니다. 더 발전한 모습을 약속드리며 재공연의 기회를 주신 ‘1번출구연극제’에 감사드립니다.”라고 관객들에게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가을의 설렘과 연극의 향기를 가든 담고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는 ‘1번출구연극제’는 <적의 화장법>에 이어서 주다컬쳐에서 제작하는 ’生(작 이유리, 연출 임창빈, 9/11~15, 노을소극장)‘이 관객 곁에 다가설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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