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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칼럼]여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오피니언

[한애자 칼럼]여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한애자 기자 입력 2016/08/10 07:25

한애자<소설가/극작가>칼럼 여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근 어머니가 자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종식되지 않고 계속 발현되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해 심히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는 짐승보다 못한 인간의 타락과 사회적, 윤리적 타락상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한때 우리 어머님이 즐겨보시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시청률이 높았던 <동물의 왕국>이었는데 친정어머니는 열렬한 그 프로그램 팬이었다.
어머님은 그 동물들의 세계를 즐겁게 시청하시면서 왕성한 생명력과 번식의 신비와 인간으로서 참으로 깊이 생각하며 배울 점이 많다고 하셨다. 무엇보다도 계절의 변화와 질서 가운데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그들의 생태에 깊은 경이감을 느끼셨다. 고향집을 방문할 때면 <동물의 왕국> 이야기를 흥미있게 하시며 인생공부를 듣곤 하였다. 그 동물조차 자신의 새끼에 대한 보호본능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의 탈을 쓰고 자식을 죽이는 천인공노의 끔찍한 사건이 대한민국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끼였다고 하지만 국민행복지수는 하위에 머무르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인 것이다. 힘없고 나약한 어린생명이 과연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가! 이 비극의 출발은 모성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성이 사라지는 사회는 범죄와 타락, 비인격적, 반사회적 인격을 속출하게 하는 근본 원인이다. 과거에는 가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모성의 보호본능이 있어 자식들이 그 어머님의 인내와 사랑 때문에 탈선하지 않고 성장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황금만능주의로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자식보다 자신의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가 돌입하기 시작하면서 이혼과 주부의 가출로 가정이 파탄되며 아동학대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
 
아동은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성장해야 하는데 어머니로서 갓 태어난 생명체마저 살인하는 그 잔인함에 더욱 기가 막히다. 게다가 다른 외부의 타인도 아니고 자신의 피를 나눈 혈육, 자신의 분신을 살인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죄없이 학대와 폭력 가운데 죽어간 아동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고 불쌍하여 한숨과 함께 눈물이 흐른다. 과거의 이웃의 인정어린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옆집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동네 어른들은 그 집을 한 번씩 내다본다. 아무도 없이 갓난아이가 울고 있으면 젖을 먹여주시고 부모가 없어 며칠 굶고 있을 시에는 먹을 것을 담아 갖다 주셨다.

울며 보채는 갓난아이를 등에 업고 자신의 자식처럼 달래며<며느리 하나 잘못 들어오면 집안 망한다>고 되뇌던 아줌마들의 모습이 스친다. 또한 부모의 혈기로 자식을 심하게 매질하는 모습을 직면하면 그 부모를 말리고 자식에게도 훈계를 하며 부모의 노여움을 거두게 하셨고, 매를 맞던 자식은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받던 모습은 동네에서 자주 보아왔다. 모두 내 자식과 같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동학대를 보고도 방관하는 자들이나 그것을 재미있다는 듯 부추기는 그런 사회가 되었다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다.

여성에게는 타고난 모성본능이 있다.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기본정서인 것이다. 모성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사회범죄는 날로 흉악해진다. 성장기에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녀들은 분노심으로 흉악범도 예사로 여기게 되고, 엄마의 배신감으로 적개심이 가득차서 범죄행위로 표출되어진다. 요즘은 조금만 힘들면 자식과 남편을 버리고 가정을 떠나버린 여인들이 많다. 오히려 남편이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지키는 기이한 사회현상을 보게 된다.

휴먼다큐드라마에서 가출한 아내를 기다리며 자식들에게 먹일 요리를 만드는 남편의 모습이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어딘가에 살고 있는 그 어머니에 대해서 상상한 적이 있었다. 귀찮은 존재들을 버리고 잘 먹고 잘 살기를 잘하였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을지....아니면 아예 TV를 꺼버리며 게임에 몰두하며 또 다른 생명체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여 굶어 죽게 하든지.... 아니면 그 시간에 아동을 몽둥이로 때리며 학대하고 있는지....결국은 아동을 살인하여 경찰에 붙잡혀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마스크한 여주인공이 되어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 소설가 한애자십년 전의 일이다. 직장 업무에 관련한 인력채용에 심사한 적이 있었다. 몇 명의 이력서와 면접을 하게 되었는데 한 여인의 사연에 감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 2년 후에 남편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임신 중이었다. 출산하여 태어난 갓난아기를 주위 친구들은 보육원이나 위탁소에 맡기고 새 출발하라고, 뭐 세상을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있냐고 늘 성화하였다. 그런 친구들의 만류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며 자식을 버리고 살 수 없어 이렇게 직장을 구하게 되었노라 하였다.

그 후 성실한 태도로 근무하며 자식을 키우는 모습은 나에게 소설을 창작하게 된 모티브가 되었다. 작가가 되었을 때, 그 캐릭터가 주인공이 된 작품이 중편소설 <딱새의 성>이다. 나는 그때 모성이 사라지고 있는 사회는 미래에 끔찍한 사회를 초래하게 될 위험증후를 내다보았다. 작가의 양심을 따라서 <딱새의 성>을 집필하면서 이 작품이 널리 읽혀져 모성회복의 운동이 일어날 때를 소망하였다. 여자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여자가 살기 위해선 모성회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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