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극단 TEAM 돌의 창단공연, 진한 홍삼액기스 같이 진하고 촌철살인이 가득한 심각하고 심각한 이야기(강애심 배우의 한줄평)를 하고 있는 연극 <민중의 적>이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혜화동 1번지에서 관객들의 앵콜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짧고 굵은 공연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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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과 작품 속 스토크만 박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일까?
작가 헨릭 입센은 ‘민중의 적’을 통해 자신이 창조해 낸 주인공 스토크만 박사와 여러 면에서 생각이 비슷하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일까?
두 인물을 통해 우리가, 지금, 이 곳에서, 연극을 만드는 의미와 방향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국립극단의 작품 ‘가지’로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했던 정승현 연출이 극단을 꾸리고 창단공연으로 ‘민중의 적’을 올린다. 우리는 안다. 극단을 꾸린다는 게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를. 거기에다 창단 공연은 헨리 입센의 ‘민중의 적’이다. 참 심각한 작품으로 극단의 시작을 알린다. 그러기에 축하는 해 주기에는 걱정이 앞서고 걱정을 하기에는 파이팅을 믿기에 잘 해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라건대 창의적인 극단으로 명맥이 유지되기를 소망한다.”라고 믿고 보는 연출, 김광보 연출은 TEAM 돌의 창단 공연 <민중의 적>에 대한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하였다.
- MINI INTERVIEW -
1. 작품 <민중의 적>은 헨릭입센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 주고받은 편지를 재구성하셨다 알고 있습니다. 작품 중 비평가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입센의 대사들을 들으며 롤랑 바르트가 <저자의 죽음 (The Death of the Author)>에서 어떤 글이나 작품이든 만나는 이들의 생각과 결로 다시 태어난다던 "소위 '저자'는 자신의 글을 출판하자마자 사라진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연출님과 배우님들은 작품을 재구성하여 관객과 만나며 작품 속 비평가에 대한 대사들에 비추어 평소 생각들이 듣고 싶습니다.
정승현 연출
비평가들은 연극하는 우리들에게 소위 별점을 매기면서, 그렇게 쉽게 돌 던지지 마시라. 작품이 멋지든 후지든 간에, 우리는 돈이나 명예보다는 관객과 함께 '어떤 생각들'을 나누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으니 말이다.
스토크만 박사 역 문호진 배우 ;
<민중의 적> 희곡을 만나며 또 배우게 됩니다. 좋은 희곡은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작품을 재구성하며 정승현 연출과 두 배우는 '우리는 왜 연극을 하는 것이며...하고 있는 걸까?'를 많이 고민 했고, 이 희곡을 논하며 분석보단 저희의 진실함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 이 작품이 관객에게 강요를 할까 두려워했고,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라는 '스스로'에게 진실을 많이 진술했던 연극 이였습니다. 입센도 그러하지 않았을까...추측 해봅니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의 소명이 있다 생각합니다. 희곡작가,연출,배우,비평가,기술스텝들 등 모든 분들은 스스로의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한 번씩은 '난 이걸 왜 하고 있는 걸까?'를 물어보고 스스로가 가야 할 길에 대해 항상 의문을 가져한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이란 관객과의 소통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 어려우며 ...작업을 하며 가장 작업자들이 고민하며 의견을 나누는 부분 인거 같습니다.
헨릭 입센 역 박상훈 배우 ;
모두에게는 서로 각자의 역할이 있고, 우리 모두는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비평을 하는 것은 자유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 받아들이지 않는 것 또한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단 , 선동질만 하지 않는다면.
2. 언론 그리고 정치와 민주주의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현 대한민국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제까지 일어났고 현재진행중인 일말의 여러 사건사고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기득권을 우선시하고 있는 대다수의 언론과 정치인들에 대해서, 그리고 강남좌파라 불리고 있는 기득권을 가진 지식인들의 우경화와 좌경화에 대해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생각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습니다.
정승현 연출 ;
정치에 관해서는... 어느 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제인거 같습니다. 진실을 두고 싸우다보면, 좌우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차원의 생각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바로 어느 편에 서려는 생각들이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을 꿈꾸어야 할 것입니다. 그 자유를 향하는 길이 때로는 지독히 외로운 길 일지라도 말입니다.
스토크만 박사 역 문호진 배우 ;
...어려운 질문이네요. 인간이던 동물이던 모든 생명체는 '조직'이 만들어지면 항상 좌우가 있고 서로의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고, 권력이 없는 자들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들이 두렵고 ... 한 개인으로 만들어지는 조직 사회가 아니라 더 더 더 나아가는 세상을 위해 '개인'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믿고 있습니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조국 장관님의 외로움 싸움을 응원합니다.
진실은 50년은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헨릭 입센 역 박상훈 배우 ;
'과연 우리가 이쪽저쪽을 나눌 수 있는 진실하고 투명한,
정보나 자료가 있기는 한 걸까?'라는 물음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내가 믿는 것은 진짜일까? 나도 누군가에게 선동 당한 것은 아닐까?
진실은 50년이 지난 후에나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3. 향후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정승현 연출 ▷ 10월 3일부터 13일까지 서촌 공간서로 극장에서 연극 '네가 서성일 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초 1월 9일부터 19일까지 한양레퍼토리 소극장에서 '듀랑고' 공연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문호진 배우 ▶ 11월 1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중국희곡 궈스싱의 작품 '물고기 인간(연출 김광보)'에 출연하며 현재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박상훈 배우 ▷ 정승현 연출님과 함께 10월 3일부터 13일까지 서촌 공간서로 극장에서 연극 '네가 서성일 때'를 준비 중입니다.
대사 하나하나 머릿속에 깊이 새기고, 가슴 속 깊숙이 기억하고픈 연극 <민중의 적>은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공연시간이지만, 이야기의 구조와 공연을 끌고 나가는 두 배우의 힘은 충분하고 충분하기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에, 멋진 창단 공연을 이어갈 다음 공연 <네가 서성일 때>도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