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한애자 칼럼】 대붕과 꾀꼬리..
오피니언

【한애자 칼럼】 대붕과 꾀꼬리

한애자 기자 입력 2016/10/02 15:21

 대붕과 꾀꼬리 한애자 - 소설가/극작가

 

하늘의 조물주는 삼라만상을 적당하게 창조하였다. 이것은 토기장이가 그릇을 만들 때, 그 용도에 따라 형태와 크기를 달리하여 귀하게 쓸 그릇과 천하게 쓸 그릇을 만드는 이치와 같다.

큰 그릇은 그릇이 깊고 넓은 큰 사람을 말하며 큰일을 도모하고 크게 산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세상은 이와 같은 큰 사람이 흔하지 않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다. 그 소수의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간다. 그들은 역사의 거대한 절벽에 매달리게 된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시기에 그들의 영향력과 진가는 발휘되고 거친 소용돌이와 싸우게 된다.

이들은 난세에 제 값을 높인 영웅들이고 그 소용돌이 때문에 구만리를 날 수 있는 대붕이 되기도 한다.

한편 집에서 기르는 새나 잔가지에 앉아 노래하며 재잘거리는 꾀꼬리와 같은 소인배들도 있다. 그들은 그 그릇이 작은 만큼 소인배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또한 그들은 대붕의 큰 걸음이나 날개 짓에 놀라고 피하거나 꺼리며 두려워한다. 즉 그들에겐 모험심이나 도전의식이 없다. 그저 오늘이나 내일이나 작은 가지에 앉아 쉴 새 없이 재잘거린다. 그 소리는 분명한 소리도 아니요, 잡음을 넣을 뿐 요란스럽고 시끄러운 존재들이다.

권력을 손안에 쥐고 그 권세를 맘대로 휘두르는 무리는 스스로 대붕이 된 듯하다. 이때의 꾀꼬리는 가진 것이 없는 약자, 둥우리를 찾는 국민들이라 하겠다.

마땅히 사람답게 누려야 할 꾀꼬리의 땅은 돈 있고 권세있는 대붕들에게 점령당하면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던 꾀꼬리의 목소리는 거칠고 사나워져간다. 모두 대붕들의 횡포 때문이다. 결국 꾀꼬리들은 날이 새도록 일해도 꿈과 희망을 상실한 채 그 보금자리를 잃고 거리에는 꾀꼬리의 시체가 여기저기서 난무하게 되었다.

사납고 못된 대붕들이 날 뛰는 세상은 그 날개 짓에 좌절하여 낙오되는 무리가 늘어난다. 세상의 조화가 깨어진다. 그것은 강자만이 존속하는 무서운 세상이 되고 만다.

대붕의 기질을 가진 사람은 보다 깊고 넓은 안목을 가진 큰 뜻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정의를 실현하려 노력하고 약자를 불쌍히 여기며 선을 행하는 참지도급들이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보다 약한 꾀꼬리들을 위하여 전심전력하는 자들이며 그것을 최고의 자아실현으로 여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나라는 그런 대붕이 멸종위기에 서 있는 듯하다. 정치를 하려는 근본 목적은 국민을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잘살게 해 줄 것이냐가 아니라 오직 사리사욕의 동굴 속에서 서로 아귀다툼하는 모습이며 이러한 행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대붕의 자질을 갖추는데 관심을 두기보다 서로 대붕이 되겠다고 야단들이다. 결국 그들은 혹시나 대붕이라 믿고 기대하였던 국민들에게 상처만 안겨주게 된다. 이와는 달리 외국에는 훌륭한 대붕이 많이 나타났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대처수상, 미국의 링컨 대통령....

이들은 진정한 대붕이며 그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그들은 대통령의 대붕으로서 꾀꼬리들을 위해 살았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서 힘껏 날았다. 그리하여 그 나라는 대붕과 꾀꼬리의 조화된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사람들은 살기 힘들면 대붕이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매스컴에서 인기 있는 정치인에게 기대하며 주목하기도 한다. 그들은 서로 대붕이 되려고 치열하게 활동한다. 그러나 대붕이 되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구체적인 지도력의 자질과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 꾀꼬리들이 의지하고 함께 조화를 이루는 대붕은 희귀한 존재가 되었고, 힘없고 약한 꾀꼬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도자다운 지도자에 목말라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을 위하여 서로 분주하다. 우리는 총체적인 위기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대붕의 존재가 필요하며 그 진가를 발휘할 난세이다. 대붕다운 대붕을 분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도 이권이나 지역이나 패권주의에 벗어나지 못하면 소인배만 난무하는 세상을 자초하게 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붕의 자질을 알아보는 국민의식도 이제 깨어나야 한다.

아쉽게도 대붕이 되어 권세와 영광을 꿈꾸는 자들은 많아도 그 진정한 의미와 존재를 꿈꾸는 자가 드물다. 지금 국회가 파행상태에 있는 이모저모를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민생의 고달픔을 조금이라도 체감한다면 감정싸움과 정쟁을 그치고 대의를 위해서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속히 한판 멋지게 날기를 웅비하며 날아야 할 때 힘차게 날아가는 대붕의 출현! 그 날개바람으로 살만한 세상이 도래하기를 간절하게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