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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델하우스>를 시작하며..

소설 <모델하우스>를 시작하며

한애자 기자 입력 2016/10/30 09:51


- 저자의 말 -
 
현대사회는 다원화되고 영상매체와 디지털 컴퓨터시대에 문자언어에 대한 표현과 영향력은 매우 왜소하게만 느껴진다. 특히 소설을 써서 세상에 대하여 새로운 의미를 던진다는 것은 너무도 과분하고 나약하기 그지없다. 그러나〈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주장했던 하이데거의 말을 그 누가 부정하겠는가. 

나는 여기 『모델하우스』의 소설을 쓰면서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여 보았다. 이것이 소설가의 특권이고 축복이 아닌가 싶다. 독자는 『모델하우스』라는 소설의 제목을 대할 때, 부동산과 연관하여 투자가치가 있는 모델하우스 이야기인지, 돈 잘 버는 부자 되는 소설인가 하여 호기심 가운데 이 소설을 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하더라도 그 이상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모델하우스 각축전에 북적거리는 모습을 보아왔다. 사람들은 경쟁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집의 평수와 디자인과 자재의 가치를 세심하게 계산하는데 열심이었다. 이어서 매스컴에서는 대궐 같은 저택에서 동맥을 끊고 자살한 사건, 대기업 사장이 투신자살한 사건,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 모델하우스의 열풍과 자살사건은 상관관계를 가진 듯 끊임없이 들려왔다. 

소설 속의 장애춘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며 나는 현대인의 본질적인 삶의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겉모습은 모두 화려한데 내면의 모습과 힘이 너무 나약하다는 것…그 전형적인 모델인 소설 속의 장애춘에게도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의 회복을 기대하여 보았다.


- 추천의 글 -

상처나 고통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부활이미지

김 병 총 (한국소설가협회 최고위원)

 
작가 한애자의 장점은 여성작가이면서 여성심리에 한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점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에 매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장편소설『모델하우스』는 ‘건축현장의 모델하우스’라는 부를 좇아 욕망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물질문명에 노예가 된 나약한 현대인을 인도할 정신적인 집 ‘마음의 집-모델하우스’인 두 원형을 접목시킨 소설로서 주제가 선명하고 메시지가 명확하다. 

특히 주인공 장애춘과 대립되면서 친화적인 민지선의 극명한 인물 설정과 작품 구성 전개는 사실과 허구가 뒤얽혀 독자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며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한다. 사회의 부조리는 인간의 온갖 욕망의 근원이 원인이 되며, 허위와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서 진실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장애춘의 일탈은 우울증으로 나타나고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남편 채성도 이지러진 내적결핍의 증후를 앓고 있는 상태다. 

작가 한애자는 이들의 탈선을 통해 현실 속에서 구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막연하게 흐르는 쾌락을 통한 인간의 상처나 고통을 연민의 시야로 바라보며 이들을 새롭게 피어나는 부활 이미지로 탈바꿈 시킨다. 그것은 내적인 마음의 모델하우스 운동을 추진하는 송문학과 민지선 부부의 사회운동이기도 하다.

 장애춘은 대립적인 인물 민지선을 만난 후 경외감과 지적 충격으로 사유의 확장을 하게 되며 세상의 욕망에서 벗어나려 그림을 다시 시작한다. 장애춘은 서서히 현대물질 문명의 노예가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으로 모호하게 헤매던 그 안개 같은 낯설고 서글펐던       지난날들이 이제 굳었던 예술적 감성과 함께 재생하는 듯 열리기 시작한다. 음악, 햇빛, 리듬, 생명, 감각… 등 몸과 영혼이 굳었던 모든 것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자연관 또한 명백하다.
 <베에토벤은 숲이 울창한 숲 속을 산책하다가 위대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불후의 명곡을 작곡하였다>는 점과 민지선의 시골의 어린 시절을 통하여 자연이 어머니이고 인간을 치유하고 본향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여 준다고 암시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모델하우스의 위기 청소년을 통해 자신의 사회관을 밝히고 있다.〈어린 여아 난희는 좁은 어깨에 매우 깡마른 체구였다. 난희는 집에서 혼자 엎드려 우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고 이때 난희에게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냐고 물었더니 난희는 “생일잔치에 반 친구들을 모델하우스에 초대하여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싶어요”라고 한다….〉

 작가 한애자는 또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불쑥불쑥 터져 나오는 교사들의 불만과 모순,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사회문제의 이슈가 되는 학교 폭력의 문제도 모델하우스와 함께 연결시킨다. 

작가는 환락의 파티, 섹스, 명품 탐닉, 외모 지상주의, 사치, 권태, 향락, 절망, 허무… 등으로 지금도 되풀이 되는 일상 속에서 장애춘을 통해 과연 인생의 마음의 집을 견고하게 하는 모델하우스는 어디로 귀착되어야 옳은가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음란함, 원망, 우울, 분노, 적대감 등 부정적인 단어도  텅 빈 내부의 상태와 함께 탐색한다.

장애춘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외롭고 고독하게 그림을 그린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껄이는 부정적인 단어들. 권태, 방탕, 혼돈, 공허…, 앵무새는 그 뜻도 모르면서 따라한다. 마치 로빈슨 쿠루소가 외딴 무인도에서 유일한 대화상대가 앵무새였듯 사회와 단절된 고독의 상태가 앵무새의 소리를 통하여 표출된다. 그런데 의미의 집 모델하우스가 건축되어가는 사이 앵무새의 노래 소리는 새롭게 변화하고 생기와 활력 있는 모습이다.

‘모델하우스… 모델하우스…… 모델하우스………’
앵무새의 노래처럼 마음의 집 모델하우스가 지어질 때 현대인은 힘차게 삶을 노래하고 부활된다고… 소설을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  

작가 한애자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명철과 예리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 교사라는 자신의 직업적 테두리에 머무르지 않고 그 소재를 여러 방향에서 참신하게 취사선택하여 상징적 의미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언어 선택에서도 현대인 이슈와 밀접하고 친근감 있는 단어를 적절하게 접목시키고 있다.

제목『모델하우스』도 그렇거니와 캥거루 신드롬, 삶의 비타민, 명품 중독…, 작가는 모두 사회 병리적 현상을 적당하게 포착하여 사회문제로 연결하고 있다.

첫 장편소설로 알고 있는데 오랫동안 많이 깊이 생각하고 습작하여 탄생한 작품의 흔적이 여실히 보인다. 나름대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작가활동을 펼쳐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모델하우스』의 장편소설이 한번쯤 이 시대에 독자들의 각광을 받을 만한 사회소설로 예감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소설 <모델하우스>의 작가'한애자'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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