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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7회..
기획

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7회

한애자 기자 입력 2016/11/30 07:11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7회

테니스 대회

화려하고 웅장한 아파트의 소유자들! 최근의 모델하우스를 찾아다니며 새집 설계의 꿈으로 충만된 그들! 그 집안에는 남편과 아내와 사랑스런 자녀가 있는데 왜 그렇게 외로워하며 배고파하는 것일까! 기막힌 테크닉으로 그들의 몸을 즐겁게 해주어도 눈동자는 허공을 응시하며 공허했다.
“왜 이렇게 외롭고 허무한 것일까. 돈도 많고 멋진 명품 옷과 값진 보석을 걸쳐도 말이야!’
“김 군은 안 그래?”
“하하하하하….”
그들은 미친 여자처럼 소리 지르며 허공을 향해 크게 웃기를 계속하다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화려한 의복을 걸쳐도 멋진 미남과 함께 밤을 보내도 왜? 왜? 이렇게 공허한가 말이야!”
코치는 장애춘이 부잣집 사모님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더 이상 허무한 게임을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애춘은 남자의 싸늘함이 야속했지만 멋진 포즈에 대한 열정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다. 오직 멋진 자세로 정세원 앞에서 테니스를 잘 치는 자신의 모습만을 상상했다. 마지막으로 코치의 공이 애춘에게 날아왔다. 애춘은 힘껏 받아치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대의 가슴아 뚫려라, 열려라….’
자신의 마음의 공이 정세원의 가슴에 달려가 박혀지기를 허공에 대고 외쳤다.

이렇듯 준비한 테니스 대회!
애춘은 이토록 정세원과의 접촉을 상상하며 이 날을 무척 기다려 왔던 것이다.

곧 이어 남자 선생님 일동이 모이기 시작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난, 구릿빛의 단련된 피부를 가진 정세원은 단연코 그 인물이 돋보였다. 여선생 일동은 모두 정세원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가 테니스 대회 시작을 선언하는 사회를 맡았다. 그는 경기의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심사규정과 마지막엔 시상품에 대해서도 흔쾌히 소개하였다. 말하자면 이 테니스 대회의 총책임자이자 감독이었다. 그는 남녀를 적절히 혼합하여 A조와 B조로 나누었다. 이제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고 상대방과 서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하고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장애춘은 지선과 반대편의 B조였다 그녀는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
애춘은 처음엔 그럴싸한 폼으로 볼을 몇 개 넘기는 듯 했으나 한 번도 제대로 볼을 넘기지 못하였고 실수를 반복했다. B조원들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자꾸 애춘의 실수로 경기가 하향되자, 짜증과 함께 날카롭게 애춘을 쏘아 보았다. 그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자 애춘의 얼굴이 굳어지고 어린아이같이 울상이 되어버렸다. 반대로, 지선은 볼 운이 매우 좋은 편이었다. 넘어오는 공마다 잘 받아 넘기고 때로는 상대편을 제압할 수 있는 강한 서브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럴 때마다 정세원은 심판관의 호루라기를 불며 점수를 선포했다. 그는 그야말로 지선을 지지하며 자랑스러워하는 호쾌함이 역력히 보였다. 그의 시선은 민 지선을 떠나지 않았다.


“잘한다! 민지선!”
“파이팅….”
응원팀이 지선을 향해 환호를 질렀다. 그 응원소리에 기분이 격앙되었지만 지선은 곧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히며 경기에 열중했다. 애춘의 표정을 바라본 지선은 안타까웠다. 얼굴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심사위원인 정세원의 눈치를 살피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이었다. 정세원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사로잡혔다. 애춘은 정세원의 격려의 응원을 듣고 싶었으나 그는 지선을 향해 기쁨에 차 있었다. 자신이 왜 이렇게 초라한지 애춘은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괜찮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그러나 그 외침은 지선의 혼자만의 외침이어서 어색했다. A조는 민지선의 활약으로 계속 점수가 월등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지선은 컨디션이 아주 좋았고 마치 자신이 테니스 선수가 된 것처럼 자신감마저 넘쳐흘렀다. 애춘을 생각해서 져주려고 억지로 약간 볼을 놓치려 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B조는 애춘의 반복되는 실수로 점수가 계속 현저히 하락하고 있었다.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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