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35회..
기획

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35회

한애자 기자 입력 2017/04/10 06:56

모델하우스제35회

애인

“그만해요, 너무 취해 있잖아요!”
“응, 나의 진정한 친구의 말이니 그만 해야지요….”
흐리멍텅한 눈동자는 많이 풀려 있었다.
“민 선생은 행복해 보여요!”
지선을 주시하며 선명하게 말했다.
“그래요? 왜 그렇게 보이나요?”
“응…, 뭐라고 해야 할까…, 언제나 행운의 여신처럼 남편의 사랑을 많이 받는 듯, 그렇게 느껴지며… 아무튼 부러워요!”

술기운 때문인지 진지하면서도 늘어진 목소리였다.
“난, 난 말이야…, 외로운 당아새야…!”
이번에는 붉은 액체인 와인을 천천히 따랐다. 마치 자신의 애달프고 쓰라린 눈물을 쏟아내리 듯 글라스를 응시했다.
“자, 와인은 술도 아니야, 한 잔 받아요!”
술을 못하는 지선에게 애춘이 권했다.

“응, 그… 그래요.”
와인을 받아서 한 모금 마시는 지선을 보고, 애춘은 고마운 마음에 웨이터를 불러 딸기를 그대로 갈아서 나오는 생쥬스를 시켰다. 상큼한 딸기 맛이 정말 좋았다. 지선이 잘 마시는 걸 보고 안심한 듯  말을 이었다.
“나의 수수께끼 같은 인생을 민 선생만이 해독하고 이해할 것 같아서요….”
애춘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몰아쉬었다.
“나쁜 자식!”
“………!”
“순전히 너 때문이야!”
 누구를 원망하는 것인지 갑자기 울부짖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지선은  울음에 당황했다. 그녀는 머리를 움켜쥐고 허공을 응시하며 말했다.


“난 유리성에 갇힌 새처럼 그렇게… 그렇게…, 으흐흑….”
애절한 흐느낌과 레스토랑의 잔잔한 음악이 그녀의 슬픔과 조화를 이루었다. 창밖은 벌써 석양이 지고 있었다. 어슴푸레한 서녘 하늘을 바라보며 애춘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장애춘은 부유한 사장의 외동딸이었다. 그의 아버지 장흥은 처음에는 고시공부를 하여 법관을 꿈꾸었으나 부모의 뜻을 따라 반도체 부품업계의 사장이 되었다. 그에게 절친한 친구 김내성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고시공부 함께 하던 친구였다. 그는 장남이라서 비교적 일찍 결혼을 했는데 결혼한 여자는 부잣집 외동딸이었다. 그런데 내성이 그 여자와 결혼한 후 병색이 나타났고, 내성은 간암으로 사십도 넘기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그는 떠나기 직전에 장흥의 손을 꼭 붙잡고 애절하게 유언을 남겼다.
“내 아들 채성을 부탁하네!”
 haj2010@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