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美 국무차관(웬디 셔먼)…"과거의 적에 대한 비난은 마비..
정치

美 국무차관(웬디 셔먼)…"과거의 적에 대한 비난은 마비 초래"

정익철 기자 입력 2015/03/02 14:01

美외교소식통 "韓·日갈등 봉합, 對中견제 동맹 강화하려는 듯

한중의 과거사 관련 비판 겨냥 인상 "위안부·바다 명칭 등 갈등 실망"

사진=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연합통신넷=정익철기자]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관련, 일본을 두둔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아 그 진의와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이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사는 한·중·일 3국 모두가 책임이 있으니까 빨리 정리하고, 북핵 같은 당면 현안에 치중하자"고 말했기 때문이다.

또 “(동북아 역내에서) 민족감정이 이용되고 있으며,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런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셔먼 차관은 “스스로가 만든 역사의 덫에 갇히는 국가의 위험스런 이야기를 멀리서 살펴 볼 필요가 없다”며 일본을 지적하는 걸 잊지 않았으나, 표현과 예시의 수준을 감안하면 이날 발언은 일본의 역사왜곡 움직임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한국과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셔먼 차관은 이날 "해병이었던 아버지가 1942년 솔로몬 군도 과달카날 전투에서 일본군과 싸우다가 부상했다"며 "누구도 그 시절의 트라우마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부상당한 부친을 거론하는 등 개인사를 공개한 것을 두고는 일본에게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한국이 미래를 위해 일본에게 양보할 것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담화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서 어정쩡한 사과를 담는다면, 미국이 이를 앞세우며 한국에 관계 개선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편 셔먼 차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북한의 경제모델은 실패로 판명 났으나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개방하는 것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우려해 이를 고수하고 있다”며 “북한은 여전히 약점을 감추려면 주먹을 쥐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셔먼 차관은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만든 역사의 덫에 갇히는 국가의 위험스런 이야기를 멀리서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도 말해, 일본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안보 책임 강화 등을 통해 미국의 미약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 과거사 문제로 인한 한·미·일 삼각동맹 균열이 대(對) 중국 견제에 취약점을 드러낸다는 점 때문에 이를 빨리 정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 같다"며 "아베 총리,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셔먼 차관의 시각은 과거사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이해관계에만 초점을 맞춰 한국과 중국 내 반발이 적지 않을것 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