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13년 만에 기다려 마지 않던 뮤지컬 대작이 초연 공연 때부터 무대에 올랐던 신성우 배우와 함께 드디어 돌아왔다. 1897년 발간된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재탄생되어, 죽을 수 없는 형벌을 받은 비운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섬세한 스토리와 서정적인 음악 그리고 영화보다 화려한 무대로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가 지난 10월 5일부터 12월 1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성황리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1462년, 트란실바니아.
가문에 흐르는 피의 저주를 거부한 채, 사랑하는 아내 아드리아나와 함께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드라큘라.
하지만 루치안 헬싱 대주교가 이끄는 십자군들은 교황청의 명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의 가문을 몰살하고 아내 아드리아나와 아들을 납치해 간다. 아내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거부해 왔던 흡혈귀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드라큘라. 그의 분노는 트란실바니아를 피로 물들이고...
400년 뒤, 프랑스 파리. 기약 없는 기다림 끝에 아드리아나를 다시 만나게 된 드라큘라.
그리고 그의 선택.
유럽 서점가에서 12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100대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자리 잡고 있는 브람 스토커의 원작 ‘드라큘라’는 당시 미신적인 형식과 의미를 시대에 맞게 근대화함으로써 이 중세 신화가 과학문명의 절정기인 현대에서도 활짝 꽃피게 하였다. 현대 드라큘라의 성공적인 행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과학 기술의 발전에 신세를 지고 있다. 영화 등 현대 예술 매체에 의해 드라큘라가 더욱 사실적으로 재현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현대 신화로서 더욱 확고하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13년 만에 귀환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이전 시즌과 달리 ‘드라큘라’ 캐릭터에 변화를 주었다. 이전 시즌의 드라큘라는 홀로 완전한 존재이자 신이 만든 운명 안에서 분노하는 캐릭터였다면, 2019년의 <드라큘라>는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열망하는 결핍 가득한 남자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결핍’이라는 키워드는 드라큘라 뿐 아니라 주변 인물 아드리아나, 반헬싱, 로레인, 디미트루에게도 관통하는 키워드로 설정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그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담아낸 뮤지컬 <드라큘라>는 ‘드라큘라’의 추가 솔로 넘버 ‘당신의 별’은 드라큘라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 때문에 결핍에 아파하는지를 캐스팅마다 다른 색채의 매력을 담아 가슴 절절하게 표현하며 사랑받고 있다. 이 곡은 그 날의 가을비처럼 그 ‘마음’들이 관객들에게 기분 좋게 각인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뮤지컬 ‘메피스토’, ‘에드거애럴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직접 작곡한 곡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400년을 드라큘라와 대적하며 살아가는 파워풀한 반헬싱의 넘버, 외사랑 때문에 힘들어 하는 드미트루와 로레인의 넘버는 극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1462년 피바람이 한 차례 지나간 트란실바니아부터 400년 뒤 프랑스 파리까지 시대 변화와 인물의 감정선까지 섬세하고 촘촘하게 그려낸 환상적인 무대는 인터미션이 포함한 150분 공연의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몰입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뮤지컬 ‘메피스토’, ‘여명의 눈동자’, ‘서울의 달’의 노우성 연출은 “이 작품은 400년 동안 하나의 ‘마음’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라 말한다. 그리고 배우들이 각각의 방법과 대답으로 관객들에게 전하는 ‘마음’이 밤새 쓴 손편지를 전해줄 때 내렸던 그 날의 가을비처럼 그 ‘마음’들이 관객들에게 기분 좋게 각인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21년 전 배우로 참여했던 공연을 올해에는 안무/무술감독으로 참여한 김정렬 감독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드라큘라의 사랑처럼 이 공연이 주는 감동과 희열도 여전함을 느낍니다”라고 감회를 전하며 관객들도 이 공연에서 영원한 사랑과 감동, 희열을 함께 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리고 음악과 몇 개의 정서만 남기고 오리지널 체코 버전과 다른 매력의 넘버들의 가사를 새롭게 창작한 지인우 작사가는 “드라큘라의 사랑, 그리고 그를 향한 아드리아나와 로레인의 사랑이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그 ‘사랑’이 여전히 힘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라 말하며 2019년 뮤지컬 <드라큘라>가 더 특별하게 관객들을 만나게 되길 바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었던 커튼콜데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문의가 계속되고 있는 <드라큘라>는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커튼콜데이를 추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