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서울의 주요 문화예술 창작지로 주목받고 있는 문래창작촌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세상의 중심에서>가 금일 4일부터 오는 15일까지 GS강서N타워 1층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금일 낮 12시에 진행된 오프닝으로 시작된 전시 <세상의 중심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MEET 2019’의 선정 예술가 37팀 중 20팀의 작품 65점이 모여 개별 전시나 공연으로만 만나볼 수 있던 작품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회를 맞은 ‘MEET 2019’는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이 지난 10년간 1,500여 명의 예술인과 200여 건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원한 문래창작촌의 대표 문화예술 브랜드다. 특히 올해는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문래동에 소재한 기업 GS홈쇼핑이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협력하며 공연, 음악, 지역축제, 해외교류, 도서출판, 온라인 방송 등 사업 규모와 구성을 역대 최대로 확대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문래창작촌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공유한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한 회화, 설치, 미디어,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총괄 기획을 맡은 김정연 큐레이터(독립 기획자>는 “예술가들은 어디에서 왔든지, 어디에 자리를 잡아 어디에서 숨을 쉬든지 자기만의 세상을 창조하는 존재”라며, “소리로, 이미지로, 혹은 움직임으로 각자의 세상에서 중심을 세운 예술가가 각기 다른 창을 만들어 세상과 소통한다”는 뜻에서 전시명을 <세상의 중심에서>로 정했다고 밝혔다.
예술가에게는 작업실이 어디든, 예술 행위를 하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란 전시의 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팀으로는 “언더스코어(설치)”가 있다. 문래동에서 첫 작업실을 구해 활동을 시작한 언더스코어는 임대인과 발생한 문제들로 6개월 만에 작업실을 잃은 경험이 있다. 변하지 않는 건 작업용 컴퓨터뿐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재하는 작업실과 작가의 컴퓨터를 가상의 작업실로 대비시킨 혼합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특수제작한 파이프형 스피커에 문래동 철강공단을 비롯해 부산 무지개공단, 장위동 봉제공단, 을지로 인쇄공단 등 다양한 공단들에서 채집한 사운드를 재조합해 가상의 공장을 구현시켜 철공소가 밀집된 지역의 특성이 녹아든 김서량(사운드아트)의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작업실에서 벗어나 문래동 철공소를 비롯한 각국의 마을을 찾아다니며 며칠 간 현지의 사람들을 관찰하고 소통한 느낌을 드로잉 시리즈에 담아낸 김세희(회화), 플라타너스 낙엽을 한 땀씩 바느질해 동시대 여성들의 삶을 형상화한 자연주의 미술가 이말용(설치), 한반도의 이념 차이가 불러온 우스운 촌극을 작가만의 재기발랄한 톤으로 담은 반재하(영상), 움직이는 그림을 통해 시간을 반영한 청년 듀오 강이(강주형/이승훈, 미디어아트), 여건에 따라 집, 작업실 등 공간을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현대인의 삶을 형상화한 엄아롱(설치), 인간의 감정이 취약해지는 시간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벽화의 질감으로 시각화한 박미라(회화), 집 안에서 볼 수 있는 가구나 사물들을 완전히 분해한 후 재조립해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구조화하고자 한 손혜경(설치) 등 공간을 공유한 작가들이 저마다 구축한 개개인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전시 기간 중에는 월드뮤직 밴드 반디(VANDI)의 축하 공연, 작가 김진의 관람객 참여 드로잉 워크숍, 공연장 겸 스튜디오 주말극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참여 작가들과 함께하는 네트워킹 파티, 도슨트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문래창작촌은 철공소 밀집지역인 문래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운집해 있는 예술가 마을이다. 현재 문래창작촌에는 작업실부터 갤러리, 공방, 스튜디오, 공연장까지 약 100여 곳의 문화예술공간과 400여 명의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는 “문래창작촌은 과거와 현재, 산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지역”이라며 “공공과 기업이 만난 이번 전시를 통해 문래창작촌의 향후 10년의 가능성을 조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