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20세기 최고의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은 불우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웃음으로 바꾸어 세계를 사로잡았다. 우리는 유머를 통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행동에서 불합리한 것을 본다. 또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본다. 한편 유머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고양하고, 우리가 제정신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유머 덕분에 우리는 인생의 부침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균형 감각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며, 엄숙함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 것인지 드러낸다.(찰리 채플린 저 “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 발췌)
코로나19의 빠른 전염성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치료와 민생안정의 고민에 전심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그 누구도 힘들지 않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도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하려는 이들이 있다.
어설픈 위로나 충고 따위 없이, 바보 같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로맨틱 코미디 <조선궁녀연모지정>은 관객들에게 유머를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극이다. 그렇게 진지한 고민 속에서 ‘인생의 부침’을 견뎌내게 만들며, 생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 속 대연은 모태솔로 공익근무요원이다.
27세의 대연은 은평구청 공익근무요원 20개월 차다. 대학을 가면 예쁜 여자친구가 생길 것이라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말씀을 수년째 믿다가 입대해버린 미련한 남자이기도 하다. 소집해제를 얼마 앞두고도 구청 업무를 열정적으로 오는 이유는 은평구청 여장부 공무원 현아에 대한 마음 때문이다. 숨긴다고 숨기는 마음은 구청 전체에 퍼졌지만 정작 눈치 없는 현아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참 답답한 사람이다.
그런 답답한 대역을 연기한 이한 배우는 운명론자로 환생과 인연, 운명을 믿는다고 그리고 모든 것은 때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후세계를 위해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참 순박한 청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