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지난 14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지난 MODAFE의 spark place를 거쳐 성장한 네 명의 안무가들의 무대를 선보였다.
김혜윤 안무가는 모다페 스파크 플레이스에서 첫 안무작을 발표한 뒤, 관계를 주제로 연속된 작업을 하고 있다. 그 두 번째이자 마지막 시리즈인 “관계의 기술”은 젊은 안무자 창작공연에서 초연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받고 그 후 여러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았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지상의 모든 관계도 팽창한다. 어제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를 밀어내며 확장된다. 한 우주와 한 우주가 중력의 저항을 이겨내며 서로의 우주가 된다. 당신과 나의 만남이 우연처럼 쉽고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지극한 운동의 결과다.
누구에게나 있는 관계의 우주. 그 시작 안에서 당신과 나는 서로를 서로에게 밀어내고 당긴다. 그리고 그 흐름 안에서 천천히 맞춰나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터득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한 기술을 오브제를 사용하여 담아내고 뱉어내는 관계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세 무용수 간의 긴장감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어두운 무대가 밝아지면, 붉은 실이 무대를 이리저리 가로지른다. ‘운명의 붉은 실’은 붉은 색의 실이 사람, 특히 연정을 품은 두 남녀 간의 인연을 이어 준다는 설화와, 여기에서 유래되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믿어지고 있다. 붉은 실타래는 풀렸다 감겼다를 반복하여 세 무용수를 감싸거나 갈라놓는다.
‘고요히 머물다’는 뜻으로 불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씻김굿’에서 쓰였던 정주는 조용하고 느릿한 움직임의 무용수들 사이에서 주고받음을 반복한다.
‘관계’에서 해답을 찾는 일은 인생에서 영원한 숙제일는지 모른다. 그들의 아름다운 움직임 속에서 인생 속 아름다웠던, 아름다운 그리고 아름다울 관계들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