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작년 한 해 동안 모다페에 공모신청을 한 작품 중 MODAFE에 함께 긴 호흡을 함께 할 작품을 선정해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MODAFE collection’이 지난 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TheParkDance는 한국의 현대무용을 국제무대로 이끌어 나가려는 목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용단이며, 대표 및 안무자 박근태는 작품마다 그에 맞는 무용수를 선정, 작품에 대한 내실을 다지며, 여러 작업을 통해 사고와 감정의 다채로운 표현을 주요 개념으로 하고 있다.
처용설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속에 나오는 감정들을 재해석하고 있는 이번 작품에서는 불신으로부터 생기는 분노와 불안으로부터 야기되는 떨림을 현대춤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문학, 음악, 춤, 연극 등이 한데 잘 어우러진 종합예술의 완벽한 모델이자 한국학 관력 연구의 각광받는 소재라 평가받고 있는 처용설화에서 처용이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을 발견하지만,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춤과 노래를 부르며 탄복시켰다는 대목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이번 작품은 그의 고뇌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서울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닐다가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발가락이 스물이로다. 열은 나의 것인데 열은 누구의 것인가, 본디 내 것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오."
- 악학궤범 "처용가" 중 -
삼국유사에 의하면 동해 용왕의 일곱째 아들이라는 처용에 대해 어떤 이들은 대범하고 당당하다 이르고, 또 어떤 이들은 '처용'만의 시점에서 진행된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도 말한다.
처용의 부인의 관점에서는 처용의 대범함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어떤 작품에서는 서역에서 온 이방인으로 묘사된 바도 있는 '처용'을 주변 모든 이들이 칭송만을 하였을까?
처용은 자신의 아내를 온전히 믿었기에, 그저 역신을 쫒아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춤과 노래를 펼친 것이였을까?
설화 속 역신은 왜 처용의 노래와 춤에 탄복했던 것일까?
처용의 부인은 어떤 마음이였을까?
불안과 불신의 시대 사는 우리의 마음 속에는 처용과 역신이 함께 존재할는지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를, 무언가를 믿고 싶어하는 마음과 의심하고 불안해 하는 마음 또한 함께 존재할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