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한국 공연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9년 만에 다시 돌아온 락 뮤지컬 “렌트”의 쇼케이스가 지난 1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진행되었다.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 이번 쇼케이스에는 23명의 전 배우가 출연하여 록, 탱고, 가스펠 등 음악 장르가 총집합된 ‘렌트 밴드’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폭발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음악과 무대를 선보였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ề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개막과 동시에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석권한 수작이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아쉽게도 개막 하루 전 대동맥 박리로 요절한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 작곡가 조나단 라슨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1997년 '엔젤'역으로 이 작품 "렌트"와 첫 인연을 맺고 2011년 오리지널 연출 마이클 그리프와 함께 리바이벌 공연의 협력 연출을 맡았던 앤디 세뇨르 주니어는 2020 뮤지컬 "렌트" 한국 공연에 함께 하게 되었으며, 쇼케이스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자연스럽고 재미난 진행을 이어가는 MC 박경림의 사회로 주역배우 14명과 함께한 토크 시간에는 작품과 배우들의 매력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워갔다.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초연 당시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었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내며 문화적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한 오리지널 버전으로 다시 돌아온 뮤지컬 "렌트"는 오는 16일부터 2달 간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은 위로를 전달하려 한다.
이제 우리의 편견은 견고한 벽을 허물기 시작하며, 젠더프리를 넘어 젠더리스를 이야기하고 에이즈를 죽음과 연결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코로나 이후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고, 시대가 변함에도 사회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꾸준하게 시대적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작품 "렌트"가 코로나 사태에 가장 극심하게 피해를 받고 있는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특정 개별인들과 단체들에 대한 인권유린들이 당연시 되지 않도록 목소리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이들이 늘어가는 작은 계기가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