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츠치야마 시게루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재창작한 작품 “궁극의 맛”이 지난 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코로나 19로 지친 관객과 창작자를 위해 ‘두산인문극장 2020: 푸드’의 공연 3편을 무료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다.
도박, 폭행, 살인 등으로 수감되어 살아가던 재소자들의 속사정이 음식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작품 “궁극의 맛”은 소고기뭇국, 라면, 선지해장국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먹어보았을 평범한 음식 안에 담긴 그들의 일곱 색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삶을 채우고 있는 ‘궁극의 맛’을 발견하고 있다.
‘두산아트랩 2020’ 선정 창작자로 작품의 각색을 맡은 황정은, 진주, 최보영 극작가는 “교도소 안에는 사람과 인생이 있지만, 우리 안의 편견을 완전히 지워내면서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음식, 이야기, 인물을 다루며 인생의 굴곡과 마주하는 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미처 삶을 소화시키지 못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을 선보였던 DAC Artist 윤성호 극작가가 드라마터그로 참여하고, 연극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제56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한 신유청 연출이 연출을 맡아 세 작가의 이야기를 하나의 무대 위에 녹아내었다. 신유청 연출은 “‘궁극의 맛’은 음식을 중심으로 감옥에 옹기종기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작품이다. 연극을 멀리서 듣고 보는 행위를 넘어 관객들과 연극 안에서 함께 존재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 우리는 공존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시기다. ‘궁극의 맛’이 이 불안한 시기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였다.
맛에 대한 기억은 '혀'만의 느낌과 기억만은 아니다. 음식을 먹었던 장소, 함께 먹었던 사람, 그 당시의 감정은 '맛'과 함께 감정을 조절하고 학습과 기억까지 담당하는 '편도체'에 저장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기억하는 '맛'의 대부분은 우리가 당시에 느꼈던 감정의 복합체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각자 죄를 짓고 갇혀 있는 이들이 음식을 통해 그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작품 "궁극의 맛"은 우리의 기억 속에 그들이 느낀 인생의 맛을 한 겹씩 덧씌운다.
2013년부터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 불신시대, 예외, 모험, 갈등 등 이타주의자, 아파트까지 매년 다른 주제로 진행해 온 ‘두산인문극장’의 올해 주제는 ‘푸드 FOOD’이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사회학과 인문학, 과학 등 각 분야에서 강연자를 초청하는 강연 8회 및 공연 3편을 진행하고 있다. ‘푸드(FOOD)’를 이야기하며 먹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살펴보고 먹는다는 것이 지닌 의미들을 되짚어 보고 있는 2번째 연극은 오는 20일까지 모두 무료로 진행하며, 마지막 공연 "식사"는 오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관객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