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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면서도 지리멸렬한 삶의 단면들을 독특하고 색다른 무대 언어로 다루고자 하는 작품, 기 드 모파상의 "모지리들"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20/06/18 00:21 수정 2020.06.18 09:02
2020 산울림 고전극장
프레스콜 사진 | 장기하의 '우리 지금 만나'를 개사한 곡으로 시작되는 무대, 가사를 하나하나 들어보면 공연에 대한 궁금증이 새록새록 커질 것이다. /ⓒAejin Kwoun
프레스콜 사진 | 장기하의 '우리 지금 만나'를 개사한 곡으로 시작되는 무대, 가사를 하나하나 들어보면 공연에 대한 궁금증이 새록새록 커질 것이다.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시대를 뛰어넘어 고전에서 영감을 받고, 관객들과 아름답게 만나는 순간을 들려주고 있는 연극 “모지리들”이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관객들과 함께 공감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 “모질이들”은 기 드 모파상의 단편소설 ‘봄’, ‘달빛’, ‘두 친구’, ‘피에로’, ‘시몽의 아빠’를 엮은 작품으로, '비곗덩어리', '목걸이' 외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 볼 수 있다. 기 드 모파상 초기의 섬세하고 예리하면서도 냉정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세계를 무대 위에서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는 극단 비밀기지와 극단 키르코스는 우리 일상에서 겉으로 봤을 때는 멀쩡해 보여도 어딘가 모난 구석이 있고 꼭 필요한 나사 하나가 빠져있는 자신들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만큼 모자란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프레스콜 사진 | EP1.봄 - 화창한 봄날이 찾아 왔고 나는 봄기운에 젖어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은 채 밖으로 나선다. 강가로 나온 나는 평소에 자주 마주치던 이웃집 여인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와 자꾸 눈이 마주치면서 서로에 대한 연정을 확신하게 된다. 용기내어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건드렸다. /ⓒAejin Kwoun
프레스콜 사진 | EP1.봄_나(김태윤), 여인(이은지), 그(이현석)  | 화창한 봄날이 찾아 왔고 나는 봄기운에 젖어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은 채 밖으로 나선다. 강가로 나온 나는 평소에 자주 마주치던 이웃집 여인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와 자꾸 눈이 마주치면서 서로에 대한 연정을 확신하게 된다. 용기내어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건드렸다. /ⓒAejin Kwoun

사랑은 나이가 먹어도, 경험이 많다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사랑'을 다 안다고들 이야기한다. 정답이 없는 곳에서 정답을 찾는 것부터 단추를 잘못 꿰고 있는 것일는지 모른다.

프레스콜 사진 | EP2. 피에로 - 시골에서 하인 로즈와 함께 생활하는 르페르브 부인은 어느 날 밭에 농작물을 도둑 맞고 개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부족한 형편에 큰 개는 엄두도 못 내고 피에로라는 조그만 강아지를 키우게 되는데 없는 형편에 입이 하나 늘어나니 생활은 더 버거워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나라에서 개에게 세금을 부과하기까지 하자 그녀들은 피에로를 데리고 숲으로 향하는데... /ⓒAejin Kwoun
프레스콜 사진 | EP2. 피에로_르페르브 부인(서지영), 로즈(이은지), 개1(김태윤), 피에로(안제홍) | 시골에서 하인 로즈와 함께 생활하는 르페르브 부인은 어느 날 밭에 농작물을 도둑 맞고 개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부족한 형편에 큰 개는 엄두도 못 내고 피에로라는 조그만 강아지를 키우게 되는데 없는 형편에 입이 하나 늘어나니 생활은 더 버거워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나라에서 개에게 세금을 부과하기까지 하자 그녀들은 피에로를 데리고 숲으로 향하는데... /ⓒAejin Kwoun

눈 앞에 당장 닥친 장애물을 하나 하나 넘어갈 때마다, 가시덤불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슬기로운 해결책은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EP3. 달빛 - 쥘르와 앙리에트는 자매이다. 언니 앙리에트가 남편과 여행 중에 갑자기 쥘르의 집에 찾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무언가 근심이 있는 듯 안색이 좋지 않은데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묻자 언니 앙리에트는 말한다. "나 애인이 생겼어..."

'달빛'을 사랑하게 된 것 뿐이라는 마지막 대사가 참 감미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은, 우리도 어쩌면 그러할지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프레스콜 사진 | EP2. 두 친구 - 모리소와 소바주는 강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만나 우정을 쌓아온 친구 사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둘만의 추억이 담긴 강으로 가는 길은 막혔고 삶은 통제 구역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생활에 점차 답답함을 느끼던 찰나 두 친구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는데... /ⓒAejin Kwoun
프레스콜 사진 | EP4. 두 친구_모리소(안현정), 소바주(박준규) | 모리소와 소바주는 강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만나 우정을 쌓아온 친구 사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둘만의 추억이 담긴 강으로 가는 길은 막혔고 삶은 통제 구역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생활에 점차 답답함을 느끼던 찰나 두 친구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는데... /ⓒAejin Kwoun

눈 앞에 뻔히 위험이 보이는 긴박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들은 바보 짓이라 치부된다. 하지만 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또 다른 틀 안에 스스로 갇히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 그리고 누군가에게 바보 짓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무엇일는지 모른다.

프레스콜 사진 | EP5. 시몽의 아빠 - 아빠가 없는 시몽은 학교에 입학한 날 아이들에게 고아라고 놀림을 받는다. 낙심한 시몽은 강물에 빠져 죽고 싶다고 생각하며 강가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Aejin Kwoun
프레스콜 사진 | EP5. 시몽의 아빠_시몽(안제홍), 대장장이 필립(김태윤) | 아빠가 없는 시몽은 학교에 입학한 날 아이들에게 고아라고 놀림을 받는다. 낙심한 시몽은 강물에 빠져 죽고 싶다고 생각하며 강가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Aejin Kwoun

18일 입대를 하는 안제홍 배우가 맡았던 '피에로'와 '시몽'은 안현정 배우가 맡아 18일부터 20일까지 또 다른 연기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실적이면서도 지리멸렬한 삶의 단면들을 독특하고 색다른 무대 언어로 다루고자 하는 작품 "모지리들"은 무대 위 소품 뿐 아니라 극장에 들어가는 계단참과 관객석 위의 모빌까지 배우들과 스텝들이 모두 함께 색칠하고 만든 작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기 드 모파상의 작품 속 일상의 매력을 무대 위 '모지리들'의 모습으로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는 이번 작품은 두 극단의 매력을 한껏 느껴 볼 수 있다.

프랑스 고전을 만나 볼 수 있는 '2020 산울림 고전극장'은 오는 8월 30일까지 계속해서 관객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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