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시대를 뛰어넘어 고전에서 영감을 받고, 관객들과 아름답게 만나는 순간을 들려주고 있는 연극 “모지리들”이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관객들과 함께 공감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 “모질이들”은 기 드 모파상의 단편소설 ‘봄’, ‘달빛’, ‘두 친구’, ‘피에로’, ‘시몽의 아빠’를 엮은 작품으로, '비곗덩어리', '목걸이' 외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 볼 수 있다. 기 드 모파상 초기의 섬세하고 예리하면서도 냉정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세계를 무대 위에서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는 극단 비밀기지와 극단 키르코스는 우리 일상에서 겉으로 봤을 때는 멀쩡해 보여도 어딘가 모난 구석이 있고 꼭 필요한 나사 하나가 빠져있는 자신들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만큼 모자란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은 나이가 먹어도, 경험이 많다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사랑'을 다 안다고들 이야기한다. 정답이 없는 곳에서 정답을 찾는 것부터 단추를 잘못 꿰고 있는 것일는지 모른다.
눈 앞에 당장 닥친 장애물을 하나 하나 넘어갈 때마다, 가시덤불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슬기로운 해결책은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EP3. 달빛 - 쥘르와 앙리에트는 자매이다. 언니 앙리에트가 남편과 여행 중에 갑자기 쥘르의 집에 찾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무언가 근심이 있는 듯 안색이 좋지 않은데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묻자 언니 앙리에트는 말한다. "나 애인이 생겼어..."
'달빛'을 사랑하게 된 것 뿐이라는 마지막 대사가 참 감미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은, 우리도 어쩌면 그러할지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눈 앞에 뻔히 위험이 보이는 긴박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들은 바보 짓이라 치부된다. 하지만 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또 다른 틀 안에 스스로 갇히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 그리고 누군가에게 바보 짓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무엇일는지 모른다.
18일 입대를 하는 안제홍 배우가 맡았던 '피에로'와 '시몽'은 안현정 배우가 맡아 18일부터 20일까지 또 다른 연기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실적이면서도 지리멸렬한 삶의 단면들을 독특하고 색다른 무대 언어로 다루고자 하는 작품 "모지리들"은 무대 위 소품 뿐 아니라 극장에 들어가는 계단참과 관객석 위의 모빌까지 배우들과 스텝들이 모두 함께 색칠하고 만든 작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기 드 모파상의 작품 속 일상의 매력을 무대 위 '모지리들'의 모습으로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는 이번 작품은 두 극단의 매력을 한껏 느껴 볼 수 있다.
프랑스 고전을 만나 볼 수 있는 '2020 산울림 고전극장'은 오는 8월 30일까지 계속해서 관객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