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고전 명작의 하이라이트부터 모던, 창작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한 번에 만끽할 수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아름다운 무대, "Ballet Gala & Aurora's Wedding"이 제 10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으로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일상에 지쳐있던 관객들 모두가 아름다움에 잔뜩 취하게 만들어 주었다.
1부와 2부로 진행된 이번 무대는 '백조의 호수', '해적', '루쓰, 리코디 퍼 두에', '고팍', '심청', '돈키호테'를 선보이며 객석에 앉아 세계 각국의 매력을 만끽하며 실제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까지 안겨주었다.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는 18세에 바이에른의 왕이 된 루드비히 2세가 호숫가에 환상적인 성, 노이슈바인스타인 백조성을 짓고 날마다 백조의 꿈을 꾸며 살다 호수에 투신한 그가 작품 속 주인공인 지그프리트라는 설이 있는 작품이다.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백조의 호수’가 초연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가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외면당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17년이 지나서 차이코프스키 1주년 추도공연을 위해 1895년 마린스키 발레단의 안무로 다시 태어난 이후, 지금의 명작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리스 해안을 배경으로 남성적이고 이국적인 색채가 풍부한 작품 '해적'은 바이런의 비극적인 시 '해적'과는 달리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되는 내용으로, 무용수들의 시원한 안무는 서늘한 청량감마저 안겨준다.
미국 조프리발레단을 설립한 현대 무용의 선구자 제럴드 알피노의 마지막 신고전주의 발레 작품인, '루쓰, 리코디 퍼 두에'는 망토나 장막의 느낌까지 선사한는 롱드레스 옷자락의 흐름과 무용수들의 애절한 표정에 빠져들다 보면 숨 쉬는 것마저 잊어버릴 정도이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남성들이 추었던 우크라이나의 민속춤에서 시작된 작품 '고팍'은 우리말로 '뛰다'라는 의미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아주 파워풀하고 영웅적 기질이 넘쳐난다.
세계가 인정한 한국 최초의 창작발레 '심청'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대표작으로 34년 전 초연 이후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200여 공연을 하며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고전미와 현대미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며 창작발레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년 국내외 갈라 무대에 자주 초청될 만큼 완벽한 음악과 안무를 자랑한다.
1부의 마지막을 뜨겁게 장식한 스페인의 정열이 넘치는 작품 '돈키호테'는 루드비히 밍쿠스 음악감독의 경쾌한 리듬에 어우러진 무용수들의 화려하고 액센트 강한 움직임에 모두가 한껏 취하게 만들었다.
특히 2부는 지난 4월에 2020년 첫 정기공연으로 공연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최소된 바 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3막의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이며, 오랜 기간 유니버설발레단을 기다리던 관객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었다. 17세기 프랑스 궁전의 문화와 궁중예법을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러시아황실발레의 정점을 이룬 작품으로 아카데믹하고 정교하여 고전발레의 교과서라 불리운다. 차이코프스키의 경쾌하고 우아한 음악과 함께 끊임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볼거리는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만들어 주었다.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나기에 너무 행복한 무대였다는 유니버설 발레단은 오는 7월 18일부터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존 크랑코의 천재적인 안무가 빛나는 드라마 발레의 대표작 "오네긴"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