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우리에게 '위로'를 보내는 작은 연극 "노량진"이 극단 신인류의 새로운 작품으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대학로 극장 동국에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였다.
노량진, 많은 이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오는 이 곳. 누구나 잘 될거라는 희망으로 이곳을 향하지만 모두가 박수 받으며 이 곳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여느 날처럼 새로운 이, 가온이 아버지와 함께 낯선 서울의 노량진에 도착한다.
가온은 경찰공무원 시험 전 날 만난 의택 선배와 태호 선배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시험 당일 시험장으로 향하는 버스 출발 시간, 태호는 나타나지 않고 의택은 점점 초조해 지는데...
몇 년이 지난 뒤, 시험장에서 나오는 가온, 몇 년 전 의택이 서 있던 자리에 서 있게 된 가온과 시험장 앞에서 가온을 초조히 기다리는 아버지...언제나 새로운 이들이 오고 오래된 이들이 떠나는 이 곳은 노량진이다.
어두운 무대 위 한 줄기 조명 아래 자신의 이야기를 읊조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하나하나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우리 시대 모든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답답함이다.
작품 "노량진"의 희곡을 쓰고 연출한 임요한 연출은 '취준생도 사람이다, 우리는 죄인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골목에서 발견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는게 유난히 힘들어 보이는 노량진의 청춘들과 사람들은 나의 형이자 동생들이었기에, 어떤 연극을 만들어갈지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여러 갈래의 고민 끝에 그는 "사회비판이나 시대의식의 일깨움 같은 것보다 단지 당신들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우리가 알아주는, 그런 '위로'가 가장 시급해 보였다"고 전한다.
코로나 이후 이미 얼어붙은 취업시장은 더 심한 한파를 맞고 있다. 기업들의 취업문이 닫힌 것 뿐 아니라, 외국 유학생들이 비자제한 및 입국제한 등으로 한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상황은 취준생들의 마음에 한 자락의 여유마저 지우고 있다.
창문조차 사치인 발하나 눕기 비좁은 고시원에서 밥 먹는 시간조차 아까워 하며, 문제와 답을 기계처럼 외우고 인생의 목표가 '취업'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부모의 기대와 희생 또한 버겨운 짐이다. 그리고 옆 사람의 사연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일 시간이 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천공항 보안요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극한 분노를 표출한 경영직 공채를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좁아진 시야에 대해 그들의 탓만을 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직군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 직군의 정규직 증가로 그들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꿈꾸고 버텨가던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 여기며 17년차 월급이 300만이 채 안되는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그들의 외침은 정답만을 외우는 기계마냥 쳇바퀴처럼 굴러가게 만든 사회에 대한 분노일는지 모르겠다.
극단 신인류의 신입 단원들과 기존 단원들이 함께 만든 연극 "노량진"은 내일을 향해 힘겹게 노력하는 이들의 땀방울 자체를 응원하고자 한다. 그리고 누군가 정해놓은 사회 통념에 맞춰진 레일 위로 의미 없이 달려가기 보다는,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지치지 말고 행복하길 원한다는 바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