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전 회차 공연이 모두 다른 무대를 보여주는 즉흥 무용극 ‘자파리’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실험적 공연을 기획하고 선보이고 있는 ‘컨템포러리S’를 통해 관객들과 마주했다.
여러 가지 물건들을 아주 심하게 어지럽히며 노는 모양이나 장난, 쓸데없는 짓을 뜻하는 제주 방언 ‘자파리’는 제주가 고향인, 현대무용은 물론 뮤지컬・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현대무용가 김설진의 모노드라마다.
최근 특유의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보이는 춤보다는 일상의 움직임 속에서 ‘춤’을 찾으려 모색 중인 무용가 김설진과 오랜 친구 사이인 민준호 연출은 “무언가에 맞추어 움직이는 것을 보통 춤이라 하는데, ‘자파리’는 익히 알고 있는 정형화된 춤으로 보이려고 하지 않는 공연이다.”며, “춤 자체, 움직임 자체가 언어가 있다고 믿고, 서사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을 장난 같은 즉흥적인 움직임을 통해 보여준다. 예술가 김설진의 기질을 최대한 살려 놀고 싶은 무대를 만들겠다.”는 다짐 그대로 무대 위는 예술가 김설진의 특유의 우울한 모드 속에 장난스러운 움직임들이 가득했다.
또한 다양한 작품에서 전통음악과 현대적인 선율의 조화를 이끌어냈던 음악감독 정종임 음악감독이 무대 위에서 사용한 다양한 악기들은 공연의 생동감을 더 높여 주었으며, 무대디자이너 남경식과 조명디자이너 공연화의 심플하고 강렬한 무대는 이 작품만이 가진 표현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마임의 익살스러운 움직임과는 다른, 그리고 무언극의 연극적 약속과는 또 다른 독특한 실험극 속 김설진은 손짓, 발짓 뿐 아니라 손가락이나 눈동자의 움직임까지도 다음엔 어떤 동작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시키는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을 독특한 무대 속 장난스런 행위에 동참시켰다.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무대와 움직임을 보여주는 예술가 김설진의 평소의 남다른 모습들이 자연스레 녹아나며, 집안과 밖에서 지구와 우주까지 넘나들며 ‘장난’이 가득 담긴 소품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 ‘자파리’는 인간적인 내음이 가득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이기도 한 민준호 연출과 다양한 세계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예술가 김설진, 두 사람의 각자의 행보 그리고 함께 할 행보를 더욱 궁금하고 궁금하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