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신인배우들의 동화 같은 무대 ‘하울+여울=들들’이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놀터예술공방에서 관객들의 따스한 응원 속에 첫무대의 막을 내렸다. 작품 ‘하울+여울=들들’은 장주네의 희곡 ‘하녀들’을 오마주하여 통통 튀는 신인배우들의 매력과 어우러져 신선한 무대를 선보였다.
두 소녀는 몽상의 동화 속에 살고 있다. 들들 님은 항상 두 소녀를 감시한다. 하울과 여울은 꽃과 충고와 분홍차로 들들 님을 꽃들의 무덤으로 인도한다. 하지만 들들 님은 둘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치고 떠나간다. 또 다시 둘 만 남은 두 소녀들은 연극놀이의 결말을 써내려간다.
울부짖다는 뜻의 ‘하울’, 불이 순하게 타는 모양이라는 의미를 지닌 ‘여울’, 눈을 크게 부라리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양・남을 몹시 못살게 구는 모양・물건을 마구 들쑤시며 뒤지는 모양의 여러 뜻을 지닌 ‘들들’의 앞 글자들이 합쳐지며 ‘하녀들(하울+여울=들들)’이라며 만들어진 제목처럼, 이 작품은 두 소녀와 소녀들의 상상 속 여왕님이 만들어지는 세계를 원작 속에 다시 만들어내었다.
연기를 시작하는 새로운 발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이미숙 연출가는 재치 있고 아름다운 행위와 움직임으로 작품에 동화스러운 색깔을 입히면서 여러 가지 색다른 시도들을 하였다. 두 소녀의 내면에 가득한 결핍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동시대성을 투영하기 위해 작품 속 두 소녀가 그리도 사랑하고 증오하는 여왕은 소녀들의 욕망과 결핍을 채우려는 환상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들은 어린아이의 무서운 상상력을 오롯이 보여주며 그들 자신까지도 환상 속에 가두어 버린다. 또한 동화스러운 색채 속에 오히려 무겁고 어두운 결말을 내세워 불행한 소녀들을 비극적인 결말로 내몰은 사회에 “과연 우리는 주변에서 만나왔던 두 소녀들을 외면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돌직구로 우리에게 던져 주었다.
독특한 이력만큼 독특한 구조를 지닌 작품을 써 오던 장주네의 '하녀들'을 이미숙 연출이 배우 하나하나에 맞춰 다듬고 만들어 낸 '하울+여울=들들'은 원작 속 사회비판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내용들을 독특한 움직임과 동화같은 구성 속에 치밀하게 배치하여 또 다른 매력의 감성을 만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