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2019년 초연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더 강력한 웃음과 깊은 여운을 안겨준 ‘창작꾼 요지경’의 휴먼 코미디 연극 ‘가족사진’이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위트에 담긴 씁쓸한 여운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소년공작원’, ‘안녕, 오리!’, ‘조선궁녀연모지정’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겸 연출 김성진이 쓰고 연출한 작품 ‘가족사진’에는 배우 이성순, 류지훈, 전정욱, 이한, 유명진, 박혜림의 초연멤버와 함께 대학로의 소문난 연기파 배우 윤상호, 김곽경희, 김윤태 그리고 특유의 센스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명인호, 장태민, 소정은이 새롭게 합류해 다시 관객들과 마주하게 된 작품에 새로운 활력과 매력을 더해 주었다.
변두리 사진관에 모인 한 가족의 자살 소동극을 진지하지만 무겁치는 않게, 위트 가득하지만 가볍지는 않게 다루고 있는 이번 작품은 재미가 있다. 하지만 무대 속 배우를 보며 계속해서 웃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새 가슴을 찡하니 울리는 감동을 느끼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자유경제주의 아래에서 부는 부를 낳고 가난은 가난을 낳는 기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 달에 쉬는 날이 하루 뿐인 엄마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을 함에도 한 번 빠진 가난의 늪에서 헤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빠져나오려 할수록 수렁의 아래에서는 누군가 발을 잡아당기는 듯하다. 그래서 삶의 마지막을 가족들과 함께 정리하려 하는 그녀의 생각은 안타깝지만 무조건 말릴 수만도 없어 보인다.
고통스러움이 가득할 삶일지언정 무조건 살아내라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쩌면 너무나 이기적이고 무모한 참견일는지 모른다. '자살'과 '살자', 읽는 순서에 따른 미묘한 차이가 의미에서는 전혀 다른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단어인 것 처럼 이 작품 <가족사진>은 안타깝고 슬픈 현실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찾아 버텨보려는 가족의 모습을 코믹한 느낌으로 풀어낸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부의 정도를 따지지 않았지만, 그 부작용은 부의 정도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희생'의 정도와 강도 그리고 버텨내는 시간의 무거움은 같지 않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연극 <가족사진>은 자본주의 사회 속 힘들어 하는 이들 모두가 힘을 얻어가는 시간이 되길, 함께 힘을 내어 한 걸음걸음 내일을 만들어가자고, 슬프지만 사진 속 그들처럼 웃어 보자고, 그들의 마음을 전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