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사진을 찍을 때 ‘찰칵’하는 찰나의 순간이 지독한 삶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수 있음을 두 명의 배우가 한 편의 시 같은 2인극으로 선보이는 연극 <찰칵>이 지난 14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CJ아지트 대학로에서 힘겨운 시기에 철저한 준비 속에 힘겨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베를린으로 입양된 딸 봉구는 30년 만에 모국 서울로 돌아와 친모 말심을 만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말심은 봉구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고 어딘가로 가자하는데...
아버지와 딸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 ‘GOOD DAY TODAY(2014)’와 10년 만에 떠난 아버지와 아들의 첫 여행을 그린 ‘무(無)(2014)’에 이어 ‘떠돔 시리즈’ 3부작을 완결하는 이번 작품에서 즉각반응 연출가 하수민 연출은 “두 존재가 마주하는 것으로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고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마주함’은 연극과 인간이 타인과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작고도 큰 본능적인 언어일 것”을 이야기한다.
낯설고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 서로 알지 못했던 30년의 세월은 서로에게 때로는 암호처럼 때로는 시처럼 알 수 없는 단어들로 이뤄진 대화들 속에서 낮설음과 혼란스러움은 커져만 간다.
‘엄마, 왜 나를 버렸어?’
‘나는 너를 새라고 생각했어.’
10개월의 긴 시간 동안 몸 안에서 고이 키운 자식을 남의 손에 보내야만 했던 그리고 양부모의 곁을 떠나 혼자의 길을 걸어야 했던 서로의 시간과 기억들을 온전히 전할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기억의 파편들의 연결하려는 몇 마디 단어들보다 따스한 눈빛과 몸짓이 더 가슴에 와 닿을는지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들이 스스로 조절하고 싶은 사람들간의 거리를 허물었다. 그리고 '언택트' 시스템은 몇몇 사람들을 외딴 섬에 고립된 마냥 만들고 있다. 압박감과 피로감에 노출된 많은 사람들의 분노는 희생양을 찾아 헤매고, 언론은 이를 더욱 부추기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작품 속 두 사람의 어둡고 낯선 삶은 작금의 우리를 보는 듯 하다.
어쩌면 너무 많은 말들에 사람들이 더 아프고 피곤할는지 모르겠다. 서로의 허물과 잘잘못을 찾는 분노와 원망은 마이너스 에너지를 띨 수 밖에 없기에 스스로를 서서히 더욱 아프고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은 그 어떤 것보다 따스한 눈빛과 몸짓이 더욱 필요하나 시기일는지 모르겠다. 작품 속 두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