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인간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겪는 다양한 경험에 대한 심리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 “화려한 외출”이 지난 5월 26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spark place 프로그램의 신인 안무가들의 뜨거운 경연에 함께 하며 MODAFE 2021의 시작을 알렸다.
비슷하고도 아주 다른 개성이 뚜렷한 3명이 모여 하고 싶은 춤을 추고자 고군분투하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여러 무대를 여행 중인 현대무용단 ‘자유’의 세 친구가 모인 이번 작품 “화려한 외출”은 역동적이고 다부진 움직임, 재기발랄한 신체접촉과 상황 전환을 단순한 패턴을 이용해 표현하고 있다.
공연에 사용된 음악 'Sigur Ros'의 'Med sud I Eyrum Vid Spilium Endalaust(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잔향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연주한다)'는 영국의 디스토피아 SF 앤솔러지 TV 드라마 시리즈 "블랙미러"에 사용된 음악이다. 그래서인지 문득 드라마 속 시스템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던 '빙'의 절규에도 그저 좀 더 나은 자리에 올랐을 뿐 여전히 그 시스템에 남아 있는 쓸쓸한 그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세상이 버겁고 무겁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어른이 되어 간다"고 이야기하는 안무가 이혜리는 혼자 길을 걷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났다고, 세상이 마냥 희망차 보였던 때가 있었다고, 나를 지지해주는 것들을 얻기 위해선 무수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땐 미처 몰랐다고, 자신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담담하게 보여준다.
내가 몰랐던 세상의 두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 내 안의 어린아이가 어른의 가면을 받아 스스로의 가치를 확인받기 위해 달리기 시작하는 지금 "화려한 외출" 작품 속 신입사원은 어른이 되었을까? 아니면 가면을 쓴 어린아이 임을 힘겹게 감추며 살아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