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도망강이라 불렸던 두만강, 눈 덮인 강가 위 수많은 찍힌 발자국 중 누군가 밟으면 사라졌을, 어쩌면 뚫고 나올 수 없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숨구멍"이 주목해야 할 젊은 안무가들의 열전 The New Wave로 지난 2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들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북한 이탈 주민이 두만강을 건너며 자신의 가족, 친구가 총에 맞아 쓰러져가도 뒤돌아보지 못하고 건너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몸짓 언어로 전하는 작품 “숨구멍”은 땅바닥을 뚫어 숨구멍을 내는 씨앗과 새터민들을 닮았다 말한다.
그렇게도 힘들게 뒤도 돌아볼 수 없이 대한민국으로 탈출해 정착한 새터민들의 생활은 과연 행복할까? 2012년부터 2019년 7월까지 해외위장 망명이 확인된 탈북민의 수는 총 93명이다. 해외위장 망명 사유로는 자녀 교육 문제가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경제적 문제, 사회 적응의 어려움이 뒤를 따랐다. 생존의 위험으로 받은 상처를 대한민국에서 치유하지 못하고, 새로 입은 상처들로 대한민국을 뒤로 하고 있는 슬픈 현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의 뒷모습은 무대에서 어떤 힘을 가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번 작품은 풀 한 포기를 꿈꾸기 전 우선은 아무도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천장으로 머리를 쑤셔 올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201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M1 contact Festival과 2020년 스페인 국제무용경연대회 MASDANZA에 초청을 받았다.
고블린파티는 비상한 재주로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심술궂은 행동과 시선을 가진 한국의 도깨비들이 모인 정당이다. 고블린파티는 특별한 대표 없이 전 멤버가 안무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관객과의 소통에 가장 큰 중점을 두되 관객의 시선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다.
관객들과 함께 슬픈 파티를 벌인 고블린파티는 작년 MODAFE2020에서 만났던 "소극적적극"처럼 올해도 역시 사회 속 특정 소수 집단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위로를 전할지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중반을 달려온 MODAFE2021의 다양한 컨템포러리 댄스들의 향연은 오는 6월 1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