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칠채를 노래·춤·연주 등을 통해 다각도로 변주함으로써 장단과 몸의 감각이 충돌하며 생기는 표현의 확장에 초첨을 맞춘 작품 "가무악칠채"는 전통 장단을 소재로 하지만 결코 무겁거나 난해하지 않은 흥겨운 무대로 MODAFE2021 'Center Stage of Korea'에 참여하여 관계자와 전공자 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까지 모두 기립박수를 쉬지 않고 보낼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
지난 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단 한번의 무대로 펼쳐진 작품 "가무악칠채"는 그동안 무용 작품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칠채 장단의 무한한 변주를 주제로 하였다. ‘칠채’는 농악 행진에 쓰이는 빠르고 현란한 장단으로, 한 장단에 징을 일곱 번 치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초연 당시, 전통 장단과 한국무용을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낸 역동적인 무대로 “록 콘서트를 능가하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한 번도 지루한 적 없이 신나고 유쾌하다” 등의 호평을 받았다. 무용과 융화가 쉽지 않은 새로운 장단이 몸의 감각들과 충돌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확장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한국무용의 아름다운 선과 감각적인 영상이 기본연주법에 국한되지 않은 완벽한 호흡의 연주자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더할나위 없는 극한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국립무용단의 손인영 예술감독은 “농악에서 주로 쓰이는 칠채 장단을 가무악으로 변주해 우리 춤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이 작품은 국립무용단에서 뛰어난 테크닉과 리듬감으로 존재감을 나타낸 무용수 이재화가 안무했다. 기대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무가이자 뛰어난 무용수 이재화는 국립무용단을 이끄는 젊은 무용수 송설, 이재화, 황태인, 조승열, 박소영, 최호종, 이태웅 7인과 소리꾼 고영열, 이기쁨을 필두로 허성은, 박제헌, 김용하, 박계전, 전지환, 허철주, 선란희 7인의 연주자들과 함께 춤ㆍ음악ㆍ대사ㆍ노래 등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장단의 유희를 무대 위에 펼쳐냈다.
국립무용단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무용수 이재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졸업했으며, 2010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한국창작 남자 부문 금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 국립무용단 입단 후 날렵한 춤선, 가벼운 몸짓으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본활용법’,‘회오리’,‘시간의 나이’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하며 다양한 안무가의 제작 방식을 접해 창작자로서의 역할에 흥미를 갖게 됐다. 2018년 ‘넥스트 스텝Ⅰ’을 통해 첫 안무작 ‘가무악칠채’를 선보였으며, 소재 선정과 이를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서 기존의 틀을 깬 참신하고 젊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칠채의 장단을 수학적으로 나누고 분해하고 합치고 새롭게 변형하는 그래픽과 나레이션은 이어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 이동은 그들의 움직임의 방향과 이동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무용 무대에서 접하지 어려운 신선한 경험을 안겨 주었을 뿐 아니라, 영상 속 다양한 픽셀들 또한 나눠지고 합쳐지고 새롭게 변형하며 갈라지는 미학을 펼쳐지는 레이저로 만들어진 강렬한 미장센이 펼쳐지는 무대는 새로운 시간으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듯한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962년 창단된 국립무용단은 국립극장의 전속단체로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을 목표로 꾸준히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50여 명의 무용수들이 역동적이고 세련된 춤사위로 관객들에게 행복한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 국립무용단은 현재의 감동이자 미래의 전통이 될 풍성한 레퍼토리와 신작 개발을 위해 쉼없이 정진하고 있다.
한국무용으로 평생을 수련한 무용수들의 몸이 무대 위에서 산조의 음악을 만나 자유로운 흐름과 에너지를 만들어낼 새로운 도전, 국립무용단의 "산조"는 올해 9월 재개관하는 해오름극장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공연으로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전통 위에 개성과 즉흥성이 가미된 또 다른 산조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감각과 전통을 탁월하게 조화시키는 최진욱 안무가가 안무를 맡고, 재치 있고 독특한 춤으로 현대무용에서 고정팬을 갖고 있는 고블린 파티의 임진호가 협력안무가로 참여해 한국무용의 깊이와 기발한 발상을 동시에 담은 차별화된 안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