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물건을 구매하고 탈 것을 타고 이동하고 기본적인 경제활동의 주체임에도 ‘경제’는 어려운 학문으로 나와는 별개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경제활동은 당연한 것이라 여기지만, 최저임금, 보호관세 등의 정책에 대한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다.
‘지식인’을 위시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당수는 대의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 제도 각각의 본질을 올바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 이 두 가지 제도 모두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권위주의적 통치를 거치며 왜곡된 형태로 전개되어 온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두 제도의 문제점을 고쳐가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제도간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여러 요인들에 의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뚝심있게 그 어려운 학문의 세계를 무대 위에 계속해서 올리고 있는 드림씨어터는 그러한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있다. 그리고 99%의 삶을 이야기하던 “자본1”에 이어 1%의 삶을 은밀하게 파헤치는 “자본2”를 우리에게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6일까지 선돌극장에서 펼쳐진 무대는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문제이지만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들을 무대에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쉽지 않았을 작업을 거쳐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담론의 장을 펼쳤다.
조세도피처를 드나드는 글로벌 금융자본의 비밀을 파헤치는, 김재엽 연출이 펼치는 다큐 드라마 “자본 2 : 어디에나 어디에도”는 1% 슈퍼리치들의 부를 지켜주기 위해 탈세와 불법 거래를 일삼는 자산관리사들과 이들에 맞서는 국제 탐사보도 저널리스트의 활약을 서스펜스를 동반하여 드라마틱하게 그려내었다.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에 등장하는 15명의 캐릭터는 모두 실존 인물들이다.
국제탐사보도 언론인협회(ICIJ)의 활약상을 그대로 전하는 작품은 금융자본의 어두운 진실을 찾는 국제탐사 저널리스트들의 맹활약을 생생히 전달하며, 글로벌 금융자본의 검은거래로 자본은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지만,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떠도는 난민들은 자유롭게 국경을 넘지 못하는 모습까지 비춘다. 실상 난민들은 국가 간 검은거래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21세기 동시대 한국사회의 노동의 조건과 생존의 문제는 유독 연극예술가들이 더 힘들게 겪고 있다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절박해졌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공동체감각은 더욱 흩어져가고 ‘각자도생의 디스토피아’를 짙게 드리우며,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1%의 슈퍼리치가 전 세계의 부를 절반이나 차지하고 있고, 분명 그 1%를 도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국가 간 분쟁까지 도외시하는 집단들이 존재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시진핑 등 세계 정상급 지도자와 그 최측근은 물론 페이스북,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 등 글로벌 자본주의의 메가스타들이 연루된 글로벌 금융자본의 실체가 드러났던 그 사건에 대해 대한민국은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이제 우리도 눈과 귀를 열어야만 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적 문제인 정부 간섭주의의 모순과 자유방임과 시장의 한계에 대해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1%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생각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만든 "자본2"에 이어 드림플레이 테제21은 우리에게 또 어떤 이야기를 가져올지 기다리고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