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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2021⑯]모므로움직임연구소의 '사이'..
문화

[MODAFE2021⑯]모므로움직임연구소의 '사이'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21/06/08 20:32 수정 2021.06.09 12:29
The New Wave #2
“사이” 공연사진 /(사진=Aejin Kwoun)
'사이' 공연사진_안무가이자 무용수 이가영, 안겸 /(사진=Aejin Kwoun)

[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공간적인 배경을 기준으로 서로 다른 움직임 속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 '사이'가 MODAFE 2021 'The New Wave'로 지난 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객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젊은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The New Wave' 시리즈는 한국의 현대무용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예술가들이 내뿜는 뜨거운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이” 공연사진 /(사진=Aejin Kwoun)
과거의 기억은 소멸되고 현재만 남는다. 지금을 살고 있으며 과거를 살고 있다. 함께 하고 있으나 함께 하지 못한다. /(사진=Aejin Kwoun)

어떤 관계이든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지기 마련이다. 또 관계의 익숙함 속에서 빈틈을 인식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우리는 외로움 속에서 빈틈을 채우기 위해 상대방을 갈구하고 또 욕망을 채우려 하지만 채울수록 더 멀어질 뿐이다. 모므로움직임연구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사이” 공연사진 /(사진=Aejin Kwoun)
수 많은 시간과 관계가 겹겹이 쌓인 공간은 어느새 답답하고 건조하다. 자동차 안에서 주로 시간을 이룬 두 사람, 그래서 서로 같은 곳이 아닌 정면 또는 다른 곳을 바라본다. /(사진=Aejin Kwoun)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dgers)가 작곡한 곡 'My funny valentine'을 제외하고는 사운드 디자이너 지미 세르가 참여한 작품 속 음악들은 필름이 감기는 소리, 주전자 끓이는 소리, 문닫는 소리 등 오래된 관계에서 나타나는 시간의 흐름을 일상적인 사운드를 음악화하여 전체적인 구조를 구성한다. 그래서 권태로운 표정 속에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 같아도 느껴지는 그들의 움직임 속에 느려지는 듯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하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하루도 부족할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단 5분도 즐겁지 않은 순간이 생기는 것처럼.

“사이” 공연사진 /(사진=Aejin Kwoun)
서로가 원하는 방향을 향해 지속적인 힘을 당긴다 /(사진=Aejin Kwoun)

최유수 작가는 저서 '사랑의 몽타주'에서 "낡아진다는 것은 곧 성숙의 기회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갈래의 경험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하나하나 성숙의 양분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낡아진다는 것은 어쩌면 유에서 무로 조금 더 가까워져 가는 것 보다는, 그저 새로운 두근거림을 잃어가는 것 뿐일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이려면 각자 그리고 함께 새로운 두근거림을 찾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사이” 공연사진 /(사진=Aejin Kwoun)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 욕망과 욕심은 더욱 커진다. /(사진=Aejin Kwoun)

모므로움직임연구소는 '사람에게 향한다'는 기치 아래 2015년 활동을 시작한 창작그룹으로 인간 삶을 들여다보고 그 이야기들을 움직임 언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술가 본인만이 이해하고 의미를 갖는 개인적인 예술활동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이 감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예술창작을 목표로 하며 예술가와 일반 관객들과의 사유와 만남의 장 모므로살롱을 운영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아티스트들과 만나기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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