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프리존]박유제 선임기자='문전옥답'은 집 바로 앞 평지에 물 공급이 풍부한 논을 일컫지만, 농업이 주력산업인 때는 그렇지 못한 농가도 많았다. 그래서 '문전옥답'을 갖지 못한 농가에서는 비탈진 곳에 논을 층층이 일구며 살았고, 개발이 한창 진행중일 때도 높은 경사도 때문에 소외된 험지에 불과했다.
그랬던 다랑논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흔히 "다랭이논"으로도 불리는 다랑논이 관광명소로 각광받으면서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대표적인 곳이 '남해 상주 다랑논'이다.
다랑논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해를 비롯해 거제, 밀양, 산청, 함안 등 경남도내 5개 지역의 마을에서 다랑논 공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마을에서 도시민과 단체를 모집해 다랑논의 생산과 가치를 공동 분배하는 프로젝트다.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이 다랑논 보전과 자원화를 통한 지역가치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랑논 공유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사례가 남해 다랑논이다.
다랑논 공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남해군 상주의 동고동락협동조합(이하 동고동락)은 다랑논 자원화 주제로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기반 지역가치창업가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사업화 자금 3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지역기반 지역가치창업가 활성화 지원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자연적‧문화적 특성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기업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이다. 10.1:1의 경쟁을 통해 전국에서 250개 팀, 경남에서 9개 팀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 선정된 동고동락의 ‘도농연계를 통한 다랑논 활성화 사업’은 기후위기 시대 생태적 가치가 큰 남해 상주의 다랑논을 도시민들과 함께 보전하고 이를 자원화한다. 다랑논쌀을 브랜드로 만들어 남해의 자연환경과 연계한 생태교육과 마을여행 체험을 제공하는 사업 아이템을 제시하고 있다.
동고동락은 2016년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된 상주중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 귀촌한 학부모 25가구가 주축이 돼 2017년에 설립됐다. 마을의 복합문화공간이자 식당, 술집인 동동회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과 상상놀이터 운영 등 마을교육공동체 활동, 지역특산물 판매 등의 지역활성화 사업을 펼치면서 현재는 조합원이 180여 명으로 늘어났다. 2019년에는 경상남도 민관협치 우수사례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행정안전부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한마당에서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종수 동고동락 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남해의 소중한 지역자원인 다랑논을 보전해 농촌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남해가 좀 더 매력있고 활력있는 지역으로 변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경남도는 “이번 선정은 경남 다랑논의 역사‧문화‧생태적 콘텐츠와 지역자원으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며, 경남 다랑논 활성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지역과 청년의 자발적인 동력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