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프리존]박유제 기자='갯벌'하면 동해안이나 남해안 보다는 서해안을 떠오르기 십상이다. 경남 남해안은 갯벌 보다는 섬을 떠올리는 여행객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남 남해안의 갯벌이 연간 승용차 1만2000여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대 연구팀이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 및 기능을 규명한 자료가 이를 증명했다.
세계 5대 갯벌,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는?
해양수산부가 정부 차원에서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 및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연구실적이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 연구자료를 보면 세계 5개 갯벌인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 2491㎢다. 인천의 갯벌이 742㎢, 전남서해 595㎢, 충남 378㎢, 전남남해 281㎢에 이어 경남이 265㎢를 차지한다. 강원과 울산은 각 2㎢, 경북 4㎢, 전북 12㎢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전국 연안의 약 20개 갯벌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대상으로 총유기탄소량과 유기탄소 침적률을 조사한 뒤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활용한 원격탐사 기법으로 전국 단위의 연안습지 내 블루카본과 온실가스 흡수량을 평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갯벌이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전국 갯벌의 11.5%인 경남 갯벌
그렇다면 경남 남해안 갯벌의 기능과 역할은 어느 정도일까? 경남 남해안의 갯벌 면적은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의 11.5% 정도에 달한다.
따라서 단순비교로 추정하면 경남의 갯벌이 14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연간 2만7000여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승용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비교하면 전국적으로는 연간 11만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경남의 갯벌은 연간 1만2000여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결론이다.
경남도와 갯벌이 있는 각 시.군에서 갯벌을 체험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진작 갯벌이 생태계에 미치는 기능이나 역할 등 갯벌의 영향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갯벌의 기능 과학적 입증 세계 최초
해수부의 이번 조사는 정부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전국단위 갯벌의 기능과 역할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갯벌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를 이끈 김종성 교수는 “갯벌 블루카본(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이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해 국제사회와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양수산부 송상근 해양정책실장은 "해양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갯벌, 염습지 등에서 지속적으로 갯벌복원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2022년부터는 갯벌에 염생식물을 조성하는 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 갯벌 블루카본의 잠재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